'50%·70만 요우커'…요우커 여행산업도 이제 '럭셔리'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송지유, 이지혜 기자 | 2014.08.23 06:00

요우커도 개별자유여행 여성 고객 증가…유통업계 전용 라운지 선보여

최근 중국 시안에서는 삼성전자 현지공장 가동을 계기로 현지 중국인 CEO들을 대상으로 수원 삼성전자 탐방 여행상품(5박6일)이 부쩍 인기를 끌고 있다. 특1급 호텔에서 묵는 340만원짜리 이 상품은 삼성과 굳이 연관이 없는 중국인들까지 신청할 정도다.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을 이제 양에서 질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단순히 단체 패키지 관광객을 늘리는 수준에서 벗어나 우리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고부가가치로 요우커들을 끌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22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8월 예상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은 최대 76만명으로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울 것이 확실시 된다. 이미 7월 중국인 관광객은 69만2053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처음으로 51%를 차지했다. 외국인 관광객 2명 중 1명은 이제 중국인 관광객인 시대다.

서영충 한국관광공사 중국팀장은 "지난해 이미 전년대비 70% 이상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 올해는 기껏해야 30% 정도 요우커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그러나 올들어 7월까지 요우커 증가율은 45.8%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국 유통업계, 요우커 위한 전용 라운지까지 선보여

넘쳐나는 요우커를 최일선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은 단연 면세점이다. 롯데면세점의 올해(1~6월) 고객 중 50%가 요우커였고, 신라면세점도 1~7월에 전체 고객의 61%가 중국에서 왔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 중 여성비율이 57%로 늘면서 면세점과 백화점은 이제 요우커가 'VIP'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전체 매출의 50%를,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은 전체 매출의 15%를 중국인 지갑에서 벌어들인다.

이렇다보니 이제 요우커의 쇼핑을 한 단계 '럭셔리' 쪽으로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롯데면세점이 최근 시계 매장을 크게 확장한 것이 단적인 예다.

롯데면세점은 중국인들이 시계나 보석에 관심이 많다는 것에 착안해 올 초 서울 소공동 본점의 시계 매장을 종전 759㎡에서 1122㎡로 50% 정도 넓혔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까르띠에' 매장은 종전보다 231㎡ 더 늘렸고, 다른 브랜드와 같은 매장에서 팔던 '롤렉스'와 '오메가'는 단독 매장으로 구성했다. 롯데면세점 부산점 '티파니' 매장도 한 브랜드 매장으로 따로 꾸몄다. 롯데면세점은 시계를 주로 구입하는 중국인 VIP 고객에게는 입국부터 출국까지 숙박이나 관광 등 풀 서비스를 제공하기까지 한다.

롯데백화점도 통역이나 가이드 등 요우커 큰손들을 위한 서비스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달 1일부터는 유통업계 최초로 1일 300만원 이상 구입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글로벌 라운지도 운영하고 있다. 말이 글로벌 라운지이지 사실상 요우커를 위한 라운지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요우커 1인당 평균 지출경비(2013년)는 2272달러로 외국인 평균 지출(1648달러)은 물론 일본인 평균 지출(990달러)보다는 2배 이상 많다.


서영충 팀장은 "중국인은 어떤 외국인보다 해외여행에서 쇼핑을 좋아한다"며 "패키지여행에서 쇼핑시간이 없으면 공식적으로 불만을 밝힐 정도"라고 말했다.

◇ 카지노, 중국인이 70%…VVIP를 모셔라

요우커 큰 손 마케팅의 진수는 카지노에서도 볼 수 있다. 서울 워커힐을 비롯해 인천·부산·제주에서 총 5개의 카지노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의 주 고객은 단연 중국인이다. 파라다이스는 2010년부터 이미 전체 고객의 절반이상을 요우커가 차지했다. 올해는 요우커 비중이 전체 고객의 76%로 더 뛰었다. 특히 지난 7월에만 8만5300여명의 중국인들이 몰리며 중국인이 없는 객장은 상상할 수 없게 됐다.

서울과 부산에서 세븐럭카지노 3곳을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도 올 들어 일본인 대신 중국인이 주 고객이 됐다. 이들 카지노 업체들은 중국인 VVIP 고객들이 1회 방문 시 10억원 이상을 쓰기도 한다. 이들 VVIP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자체가 영업비밀로 통할 정도다. 카지노 업계에 따르면 항공권과 숙박비 제공은 물론 개별 게임룸을 특별 제공하는 등 VVIP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 적절한 대응책도 마련해야

그러나 일부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이 갑자기 급증하며 새로운 문제점도 불거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중국인 관광객들이 이화여대 강의실과 도서관을 무단 침입하거나 전주한옥마을의 흡연 금지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등 무질서한 행동들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가파르게 늘고 있는 요우커를 위한 한국 관광업계의 다양한 대응책이 강구되야 한다"며 "단체 여행객은 물론 VIP와 자유여행객들도 늘리는 한편 이들이 특별한 문제를 일으킬 경우 여행사에도 패널티를 주는 쌍벌제 등을 고려해봐야 할 때"라고 밝혔다.

베스트 클릭

  1. 1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2. 2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3. 3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4. 4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5. 5 "갑자기 분담금 9억 내라고?"…부산도 재개발 역대급 공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