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 엇박자, 회사채 발행 딜레마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박진영 기자 | 2014.08.22 14:46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 이후 채권시장금리가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면서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던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서울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4일 기준금리가 2.25%로 0.25%포인트 인하된 날부터 전날까지 4거래일 동안 0.067%포인트 올랐다. 같은 만기의 회사채 'AA-' 등급 금리도 이 기간 0.049%포인트 상승했다.

통상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시장금리도 동반하락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0.25%포인트 수준의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됐던 데다 일부에서 0.50%포인트 인하까지 내다보는 전망이 나오면서 기준금리 인하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5월에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지나치게 반영되면서 국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 아래까지 떨어졌다가 기준금리 인하 뒤 곧바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금통위 이후로 회사채 발행을 미루며 조달비용 감소를 기대했던 기업들은 고민이 적잖은 모습이다. 기업별로 앞으로 금리에 영향을 미칠 국내외 변수를 분석하며 회사채 발행 시기와 규모를 조율하느라 분주하다.


한 대기업 자금부서 관계자는 "금통위가 끝나고 발행계획을 세우려 했는데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좀 더 추이를 지켜보려고 한다"며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면 나았을텐데 발행사 입장에서 좋은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회사채 만기가 임박해 시기를 더 미룰 수 없는 기업들은 속속 자금 조달 채비에 나서는 모양새다. KT는 이날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냈다. 오는 9월과 10월 9000억원 규모의 CP(기업어음) 차환 용도다. 현대건설과 두산건설도 지난 19일 나란히 회사채 발행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신얼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 관망심리가 강한 만큼 기업들이 각자 유리한 시기와 규모를 계산하는 데 한창 바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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