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회장, DBI 보호 나섰다…500억원 유상증자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4.08.21 19:26

3100억원 차입금 상환위한 사전포석…추가증자 가능성도 거론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올해 초 임원 워크숍에서 특강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동부그룹
동부CNI가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면서 비금융계열사 연쇄부도 위기를 넘긴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이 또 하나의 숙제인 동부인베스트먼트(DBI) 유동성 위기 해결에도 적극 나섰다.

동부인베스트먼트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을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21일 공시했다.

DBI는 시스템반도체 제조회사인 동부하이텍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김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2009년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로 현재 동부메탈 지분 31%, 동부팜한농 지분 13%를 보유하고 있다.

DBI는 2009년 당시 동부메탈 주식을 담보로 총 310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에 따라 연말까지 3100억원의 차입금을 갚거나 상환연기가 필요한 상태다.

DBI에 증자를 단행한 이유는 최근 동부메탈 주식가치 하락으로 담보 여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DBI 유상증자를 통해 담보여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일부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구조를 안정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DBI의 유동성 위기는 주식을 담보로 한 동부메탈은 물론 알짜배기 계열사인 동부팜한농의 경영권과도 직결돼 있다. 동부팜한농은 지난해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35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하면서 향후 동부팜한농 대주주인 동부CNI나 DBI의 디폴트가 발생하면 FI에게 팜한농 경영권을 넘기도록 약정을 체결했다.

이번에 마련된 500억원의 유상증자 자금은 지난주 김 회장 자녀인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이 보유 중인 동부화재 주식 100만주를 담보로 메리츠증권으로부터 차입한 자금에 김 회장이 기존에 차입한 자금을 더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DBI 증자는 결과적으로 채권단과 협의로 동부제철이 자율협약을 진행한데 따른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당초 동부그룹과 채권단은 재무구조 개선대책에 포함된 김 회장 사재출연분 1000억의 용도를 놓고 줄다리기를 해왔다.

채권단은 당시 이 금액을 유동성 위기인 동부제철에 지원하라고 요구했고, 김 회장은 DBI 증자에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대립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선 김 회장이 향후 DBI의 원활한 차입금 상환과 만기연장을 위해 추가증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당초 김 회장은 채권단과의 협상과정에서 DBI에 800억원을 증자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한 바 있는 만큼 추가적으로 300억원 가량의 증자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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