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마른장마 이어 이른 가을장마…'철없는' 날씨 왜?

머니투데이 신현식 기자 | 2014.08.22 05:14

북태평양 고기압의 미발달이 이상 강우현상 불러

서울 지역에 산발적으로 비가 내린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시민들이 종이를 이용해 비를 피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올 여름 이상 강우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장마철인 7월말~8월초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더니 늦여름으로 들어가는 8월말에는 전국적으로 평년 강우량의 2~3배에 달하는 폭우가 내리고 있는 것이다.

21일에는 서울과 경기지역에 호우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기상청은 이번 주말~다음 주초에는 전국적으로 또 한 차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기상이변의 원인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을 지목했다.

◇ 마른장마 이어 가을장마…실상은?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29일까지 중부지방 평균 강수량은 145.4mm로 평년 294.6mm에 비해 절반(49.7%)에 불과했다. 장마기간 평년 강수량(366.4mm)의 40%에도 미치지 못했다. 장마기간 역시 평년보다 5일 짧았다.

정작 장마가 끝난 후에는 정반대다. 특히 남부지방에 폭우가 쏟아졌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0일까지 남부지방에는 평균 366.2mm의 비가 내렸다. 예년 평균 강수량(170.9mm)의 2배 가까이 늘었다. 남해와 여수, 울산은 평년에 비해 3배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해마다 장마전선이 비를 뿌리고 만주 지방까지 북상했다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약화되면 다시 내려와 3일에서 7일정도 비를 내리는 '가을장마'가 반복돼 왔다고 말한다.

그런데 올해는 이례적인 마른장마 뒤 이례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이상 강우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조구희 기상청 통보관은 "기단과 기단이 맞닿아 정체전선이 형성 된 것은 아니지만 그 사이로 저기압이 지나가며 가을장마같은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게 다 북태평양 고기압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 여름 이상기후는 전반적으로 북태평양 고기압과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마른 장마는 6월말~7월초 북태평양 고기압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해 장마전선에 제대로 영향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이른 가을 장마는 장마전선을 만주지방까지 밀어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마른 장마가 끝나고 짧게 선선한 날씨가 이어졌던 것도 북태평양 고기압이 약해 북쪽지방의 찬 고기압이 남하해 생긴 일"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8월 초 태풍 나크리와 할롱 등이 연이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것도 북태평양 고기압 때문으로 봤다. 조 통보관은 "태풍의 진로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결정된다"며 "중국이나 대만까지 확장됐어야 할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걸치면서 태풍이 한반도 주변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이유는 엘니뇨 현상이 꼽힌다. 반 센터장은 "정량적으로 몇% 영향을 줬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엘니뇨가 북태평양 고기압에 영향을 줬다고 본다"며 "그 외에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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