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의사록 영향에 달러당 엔 104엔 목전
21일 100엔 당 원 환율은 985.46원으로 지난 2008년 8월 25일 979.75원 이후 최저(엔화 대비 원화 최고)를 기록했다(서울 외환시장 마감 시각인 오후 3시 기준).
글로벌 달러는 전날 발표된 미국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매파적'으로 해석되면서 전날 뉴욕시장에 이어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까지 강세를 보였다.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회의에선 연준 위원들 간에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격론이 오갔다. 조기 금리인상 여부를 언제 결정할지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렸지만, 대부분의 위원들이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개선됐고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르면 조기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데 공감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면서 엔/달러 환율은 3시 기준 103.86엔을 기록, 104엔 목전까지 올랐다(달러 대비 엔화 하락). 엔/달러 환율이 104엔대에 진입한 건 올해 1월 23일 104.39엔이 마지막이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일본은행(BOJ)이 가시적으로 완화정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달러 강세와 함께 최근 나온 일본 경제지표가 부진했던 점도 엔화 가치를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발표된 일본의 2분기 실질 경제 성장률은 연율 -6.8%(잠정)로 2011년 1분기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소비세 인상 후 BOJ가 완화정책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가 연초에 비해선 줄었지만 부진한 일본 경제지표는 엔화를 끌어내리는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수출업체들이 입을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과 경합을 벌이는 품목이 많아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경쟁관계에 있는 중소기업 등의 수출경쟁력이 낮아진다"며 "환율이 바로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회복세를 늦추는 요인이 될 지 눈여겨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한국무역보험공사 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소, 중견 수출 기업들은 원/엔(100엔당) 손익분기점(원화기준 수출액과 수출원가 일치) 환율을 1040원으로 제시했다. 환율 변동분의 수출단가 조정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57%가 '인상불가능'이라고 답했다.
◇달러 강세 이어질까...잭슨홀 '옐런의 입'에 주목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와 코스피 약세가 겹치면서 이틀째 상승, 1023.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달러 강세에도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가 나오며 상승(원화 하락)이 제한을 받았다.
달러 향방과 관련, 시장은 21~23일 열리는 미국 캔자스시티연방은행의 연례 심포지엄(잭슨홀 회의)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22일 연사로 나서는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의 발언에서 미국 출구와 관련한 '힌트'를 찾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옐런 의장의 비둘기 적 기조는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됐고, 이날 강연 역시 학술적 성격이 강해 직접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날 강연에서 옐런이 구체적으로 고용지표의 어떤 부분을 중요시 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옐런의 설명이 앞으로 발표되는 미 경제지표와 연준의 정책을 연결하는 고리가 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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