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문 '교황의 감동 순례길', 전 세계로 퍼진다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 2014.08.21 06:45

명동성당~솔뫼~해미성지…교황 발길 따라 한국판 '산티아고 순례길' 조성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사를 집전했던 명동성당/사진제공=뉴스1
한국 여행자들이 가장 도전해보고 싶은 유럽 코스 1위로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이 대표적이다.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 야고보가 복음을 전하려고 걸었던 길이다.

프랑스 남부 국경에서 출발해 피레네 산맥을 넘어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 산티아고 콤포스텔라까지 꼬박 800㎞에 이르는 대장정이다. 하루에 20㎞씩 한 달 넘게 걸어야 한다. 2010년에만 전 세계에서 27만명이 이 순례길을 찾았다.

산티아고 순례길에는 길가에 조개 표식이 세워져 있고, 스탬프 찍는 장소가 곳곳에 나온다. 순례자들은 스페인 관광청이 판매하는 필그림 패스포트(순례자 여권)에 스탬프를 찍어 본인이 그 길을 걸은 순례자임을 스스로 인증한다. 제주도 올레길도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착안해 도입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천주교 성지와 교황의 방문 코스를 중심으로 '한국 고유의 순례길(Camino de Corea)'이 조성된다. 길이야 이미 나있지만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통일된 표지판과 스탬프를 설치하는 등 시설물들을 보완하고 여러 코스를 개발해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얘기다.

서울에는 초기 천주교인들의 처형장을 비롯해 문초를 받았던 장소, 옛 신학교 성당 등을 그대로 따라 걸을 수 있는 '서울 천주교순례길'이 조성된다. 총 28.42㎞로 3개 코스로 구성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반도 평화와 화해의 미사를 집전했던 명동대성당에서 시작하는 제1코스 9.6㎞(5시간)와 북촌한옥마을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가회동성당에서 출발하는 제2코스 5.65㎞(3시간30분), 죽림동 약현성당에서 시작해 마포 만리동고개를 넘고 한강공원을 지나 절두산 순교성지까지 가는 제3코스 13.17㎞(7시간)다. 3개 코스는 모두 서로 서로 연결되며, 한 번에 다 돌 경우 총 15시간 30분이 걸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5일 방문한 충남 당진시 솔뫼성지. 한국인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신부의 생가에서 헌화하는 모습 /사진제공=뉴스1
충청도에 조성되는 내포 천주교순례길은 총 길이 88.1㎞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코스인 솔뫼성지~신리성지~한티고개~해미성지까지 이어지는 주 코스는 57.4㎞다. 주 코스에는 3개의 곁딸린 코스가 있는데 그 1코스는 공세리성당~솔뫼성지 21㎞, 2코스는 신리성지~여사울 7.6㎞, 3코스는 홍주성지~홍성성당 2.1㎞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앞으로 한국만의 독특한 '순례자의 길'을 개발해 집중 홍보할 방침이다. 충남도 등 천주교 성지가 있는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지역별 순례코스와 광역 순례코스를 1주일·10일·2주일·1개월 코스로 다양하게 개발해 국내외 천주교 신자들이 탐방할 수 있게 돕는다.


이미 천주교순례길과 주변 관광지를 연계한 여행상품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필리핀 현지에서는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오는 9~11월 방한해 교황이 방문한 충남 솔뫼성지와 해미성지, 충북 감곡매괴성당과 베티성지, 서울 명동성당과 절두산 순교박물관을 돌아보는 4박5일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9월16일 뉴욕을 떠나는 4박5일 일정의 순교길 여행상품이 출시됐다. 충남 솔뫼성지와 전북 전주한옥마을, 전남 화엄사, 충북 배론성지순례, 서울 절두산성지 등을 두루 돌아보는 코스다. 인도에서도 현지 최대 온라인여행사와 공동으로 해미읍성과 공세리성당을 둘러보는 교황방문 코스 순례 상품을 8월말께 출시할 예정이다.

이밖에 대만, 베트남, 태국, 영국, 캐나다 등에서도 4~6일 일정의 성지순례 또는 교황방문코스 답사 상품이 출시됐다.

김홍기 마케팅전략팀장은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한 후 외국인관광객이 10배 이상 증가했다"며 "이번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한국관광의 질을 업그레이드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맨위 왼쪽부터 공세리 성당, 여사울성지, 홍주성, 해미성지, 신리성지, 솔뫼성지 김대건신부 동상 /사진제공=충청남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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