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19일 일정이다. 이날은 세월호 특별법 막판 협상이라는 특별한 상황이었지만,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해야 할 역할을 혼자 맡고 있는 박대표의 '원맨쇼'는 이날 만이 아니다.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7·30 재보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새정치연합은 지난 5일 비상대책위원회(국민공감혁신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원내대표를 맡고 있던 박 위원장은 전당대회 전까지 비상대책위원장까지 겸임하면서 '전권'을 쥐게 됐다.
권한이 큰 만큼 풀어야할 과제도 많지만 '1인 체제'가 갖고 있는 한계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박 위원장은 지난 5일 비대위 출범후 지금껏 비대위원도 선임하지 못했다.
새정치연합의 이런 모습은 지난 3월 창당시점의 '데자뷰'로 비쳐진다. 새정치연합은 창당 후 당헌에 따른 중앙위원회와 당무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두 공동대표가 전권을 행사하는 체제로 운영됐다. 결과적으로 이는 독선적 공천결정 등으로 이어져 지방선거 참패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중앙위·당무위·비대위가 구성되지 않다보니 박 위원장 역시 최근 핵심 당직인 사무총장과 민주정책연구원장을 당무위나 비대위 등 별다른 절차나 추인없이 선임했다. 비대위원장의 권한이라고 하지만, 절차를 밟지 않는 것은 독단이다. 당연히 당 일각에서 "무소불위 권력을 가진 박 위원장의 독선"이란 목소리가 여과없이 흘러나왔다.
정부는 공무원 연금 개혁, 주민세 인상, 서비스 산업 육성 등 국민생활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논의를 시작했다. 제1야당이라면 마땅히 정부정책에 대해 지지할 사안은 지지하고, 반대할 사안은 비판하면서 대안을 내놓아야 하지만 제대로 체제가 갖춰지지 않은 정당이 정책 대안을 내놓기는 힘들다.
세월호 특별법이 극적으로 재합의를 이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정책정당으로서 국민들에게 평가받아야 할 시험대는 이제부터이다. '세월호 특별법'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기대어 집안 정비에는 손을 놓고 있다간 더 혹독한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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