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매매차익 거의 없는데 5년간 70% 수익 비결은?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 2014.08.21 13:44

매각자금융 수혜로 이자 및 부채절감…매매가 비슷해도 환차익으로 고수익률 성과

MBK파트너스가 PEF(사모투자펀드)를 통해 테크팩솔루션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5년여 만에 총 70%대 수익률을 거두게 됐다. 표면상 매수가와 매도가의 차이가 크지 않은데도 레버리지와 환차익 효과를 통해 성공적인 바이아웃 거래를 완료했다.

19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MBK는 2008년 말 두산그룹에서 인수한 테크팩솔루션(옛 두산테크팩)을 동원시스템즈에 되팔기로 합의하고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MBK는 지난 1년간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를 통해 테크팩 재매각을 위해 노력해왔는데 이 거래는 한때 매수자를 구하기 힘들어 사업부 분할 매각을 검토하던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그러나 매각 주관사인 메릴린치가 당초 거론되던 금비나 외국계 투자가가 아닌 동원그룹이라는 자금력 있는 매수자를 새롭게 구해내면서 거래는 성공적인 급반전을 이뤄냈다는 평이다.

이 거래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총 기업가치(EV) 기준 약 4000억원에 샀던 매물을 4400억원에 팔았는데도 MBK가 총 70%대, 연간 환산 12%(IRR)대의 수익률을 올렸다는 것이다. 총 기업가치로 계산하면 수익률이 10% 안팎에 머무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수 금융을 적절히 활용하고 매매 시기를 거래에 유리한 때로 골라 환율 변동성으로 인한 수혜를 입은 것이다.



일단 MBK가 테크팩을 인수할 당시 활용한 금융기법은 사모펀드가 가지는 금융차입 부담을 상당히 경감했다. 2008년 당시 테크팩은 ㈜두산의 사업부 형태로 존재했는데 이를 매각자 금융 조달방식(Staple Financing)으로 사들인 것이다.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한파가 몰아친 때로 PEF 운용사가 수천억원대 금융을 일으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아니면 감당하지 못할 고금리를 지불할 상황이었다.


당시 MBK와 두산은 협의를 통해 두산이 테크팩의 약 2000억원 부채조달을 책임지기로 했다. 이런 매각자 금융을 활용해 MBK는 두산의 신용도에 맞춰 2000억원 금융을 자신들의 조달금리보다 낮은 5~7% 사이에 빌렸고 대신 1900억원의 100% 지분매입 자금만 끌어 모으는데 집중할 수 있었다. MBK와 두산의 협력으로 금융위기 당시인데도 3920억원 규모의 이 대형 거래는 한 달 만에 끝이 났다.

MBK는 포장용 음료수 용기 제조사인 테크팩을 인수한 이후 맥주와 소주병에 집중하던 사업에 다양한 플라스틱 주스병과 알루미늄 캔 신제품을 더하는데 집중했다. 특히 일본 회사들이 독점했던 알루미늄 고급커피 보틀 시장에 진입해 사업적 다양성을 키운 것이다. 이런 노력으로 2009년 38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던 이 회사는 지난해 210억원의 이익을 내는 수준으로 변모했다.

MBK는 주권 가치로 보면 1900억원에 샀던 매물을 약 5년 반만에 2500억원에 파는 것이라 순수한 매각차익은 600억원 가량에 불과하다. 그러나 사업 개선과 레버리지 효과로 그동안 2000억원의 부채 조달에 쓰인 이자비용을 상쇄하는데 성공했고 오히려 부채를 100억원 가량 절감했다. 게다가 테크팩을 인수했다 매각한 '엠비케이파트너스 이호 사모투자전문회사'는 모두 외국계 자금으로 조성된 PEF라 환차익 효과도 누렸다. 금융위기 당시 환율이 1300원을 상회했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 1000원대 환율과 비교해 약 30%의 환차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MBK는 공식적인 수익률 공개를 거부하지만 거래 관계자들은 '엠비케이파트너스 이호 사모투자전문회사'의 관련 총 수익률을 70%대로 추정한다. 총 수익률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경영권이 수반된 바이아웃 거래로 12%대 거래를 만들어낸 것이다. 거래 관계자는 "MBK가 과거 한미캐피탈 매매에서 거둔 3배 차익의 신화를 재현하진 못했지만 KT렌탈(83%)과 루예제약(83.7%)에서 낸 수익률에 비슷한 성과를 제조업 분야에서 낸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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