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이 차를 타고 공항을 떠나시기 전에도 "오게 되어 기쁘고 영광"이라고 인사를 건네자 박 대통령은 "Nos vemos luego"(이따가 다시 뵙겠습니다)"라며 스페인어로 첫 만남을 마무리했다.
스페인어를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박 대통령은 공항에서 교황을 기다리는 도중 통역관을 미리 따로 만나 발음을 재차 확인하고 궁금한 표현들을 물어 준비를 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의 연설이 끝나고 마지막 인사를 할 때에도 공항에서부터 준비한 "(영어로)Your holiness(교황성하님)"에 해당하는 스페인어 "Su santidad!"라는 천주교식 존칭을 직접 부르며 작별인사를 했다.
박 대통령은 학창시절부터 스페인어에 관심이 많았고 어머니인 고 육영수 여사의 권유로 외국어 공부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내에서 이뤄진 행사에서도 박 대통령은 교황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갖췄다는 전언이다. 연설전 영빈관에 먼저 도착해, 긴 비행과 시차적응, 빽빽한 스케줄에 지쳐있을 교황을 위해 조금의 불편함이 없게 직접 의전장을 대동해 본인 동선은 물론 교황의 동선까지 수차례 꼼꼼히 직접 이동하며 챙겼다고 한다.
엘리베이터 탑승 시 박 대통령이 교황에게 "먼저 타시라"고 권하자 교황이 "아르헨티나에서는 레이디 퍼스트가 원칙입니다"라고 양보했지만 박 대통령은 "교황님은 다르시다"며 나중에 엘리베이터를 탔다고 청와대는 덧붙였다.
선물을 교환할 때도 박 대통령은 교황으로부터 받은 동판그림을 보고 "그림이 굉장히 섬세하게 잘 그려졌습니다"라고 하자, 교황은 멋쩍어하며 "이게 몇 점 안 되는 건데 그 중 한개를 가져왔습니다"라고 말했고, 박 대통령은 그림 아래 부분의 작은 디테일까지 꼼꼼히 살펴봤다. 그림에 대한 의미를 묻는 박 대통령의 질문에 교황은 천주교의 역사적 설명을 곁들이며 친절히 설명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