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韓, 하나의 언어 사용하는게 평화의 씨…점차 하나 될 것"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 2014.08.14 20:41

[교황방한] 朴 대통령과 27분 면담 "잘 심고 가꾸면…이를 위해 기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2000년 대희년(大喜年)을 기념해 만든 로마대지도를 선물하고 있다. 2014.8.14(청와대 제공)/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은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점이 평화의 씨로서, 이를 잘 심고 가꾸어 나가면 한반도는 점차 하나가 될 것이므로 이를 위해 기도하겠다"

14일 방한한 프란시스코 교황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27분간 박근혜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 안정을 기원하며 이렇게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방한을 온 국민이 환영하며, 1989년 성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 후 오랫동안 기다린 만큼 우리 국민들의 기쁨이 더 크다"며 "평소 세계 평화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헌신하시는 교황의 활동 소식을 익히 듣고 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가우며, 특히 아시아에서 첫 번째로 한국을 방문한 것은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그간 따뜻한 서한을 통해, 한국 국민들을 축복하고 평소 한반도 평화에 큰 관심을 갖고 기도하는 등 큰 애정을 보여준 데 대해 감사하고, 특히 세월호 침몰사건 관련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보내고 기도해 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에 "특별한 환대에 감사하며, 한국이 노인을 공경하는 문화를 가지고, 국민들이 열심히 일하여 나라를 일으킨 점을 잘 알고 있다"며 "박 대통령과의 수차 서한 교환을 통해 대통령의 주된 관심사가 평화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평화는 하나님의 선물이며, 이 선물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평화는 수고할만한 가치가 있는 선물"이라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또 "금년은 한국에 새로운 추기경이 서임되고 이번에 교황 방문이 이루어진 특별한 한 해로 기억될 것"이라며 "한국은 천주교가 평신도들의 자생적인 노력으로 전파된 유일한 나라로서 이번에 교황께서 우리 천주교 순교자 124위를 위해 시복식 미사를 직접 집전해 주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교황은 이에 "한국은 특별한 전교역사를 가진 나라로서, 이는 하나님이 한국을 선택하셨고, 한국민도 이를 잘 받아들여 믿음을 자기 것으로 한 데 따른 것"이라며 "과거 부에노스아이레스 주교로 재임시 한국인 믿음공동체가 잘 모여 교회를 세우고 선교 활동을 열심히 한 것을 잘 기억하고 있으며, 한국이 또한 많은 선교사를 세계로 파송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교 재임 당시 부에노스아이레스 빈민가에 있는 병원에 일할 사람이 없어 찾고 있었는데, 한국 성가소비녀회의 수녀들이 봉사에 나서 지금까지 열심히 일하고 있고, 북부 지역에도 새로운 공동체를 세운 사례를 설명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전쟁을 겪고 여전히 분단 상황에 있는 우리로서는 교황이 추구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노력과 헌신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며 "현재도 전쟁의 상흔으로 남아 있는 이산가족들이 고령으로 인해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 인도적 차원에서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지 못하고 남북한 주민들이 여전히 전쟁과 핵위협 아래 살고 있는 것은 치유되지 못한 상처로서, 한국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하면서도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두고 교류와 협력을 지속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반도에서 핵과 전쟁의 공포를 종식시키며 이산가족 문제와 탈북자 등 문제의 해결을 기하는 것은 평화통일로서만 가능하고,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통일시대가 열릴 수 있도록 교황의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이에 "가족이 중요하다는 것이 핵심으로서 이산가족들이 떨어져 사는 아픔을 이해하며, 가톨릭 교회가 이의 해결을 위해 지속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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