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고 또 떨어지고'…세종시 전셋값 '반토막'

머니투데이 세종=김지산 기자 | 2014.08.15 10:52

계약 종료 일시에 몰리고 공급 쏟아지면서 급락

행복도시 첫마을 전경/사진=송학주 기자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 첫마을 5단지에 전용면적 84㎡ 아파트 1채를 소유 중인 김상우(45)씨는 이 집을 마련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2년 전 2억2000만원대에 분양을 받고 2억원에 전세를 내줬는데 최근 전세시세가 반토막나면서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돌려줘야 할 판이어서다. 한때 3억원을 웃돌던 아파트값도 2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까지 치솟는 전세금에 함박웃음을 짓던 세종시 주택보유자들의 표정이 어둡다. 전세시세가 급락하면서 전세금 상환을 위해 대출을 받아야 하는 지경에 몰린데다 집값마저 떨어져서다.

1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세종시 전세가격이 전월에 비해 1.03% 하락했다. 세종시 전세시세 하락률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다. 전세시세가 빠지는 바람에 7월 매매시세도 한 달 만에 0.17% 떨어졌다.

2년 전 첫마을 1~7단지 내 전세계약 종료가 임박해오면서 김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집주인들이 넘쳐나고 있다. 게다가 이달부터 종촌동 세종 엠코타운(1940가구), 도담동 중흥S-클래스그린카운티(965가구) 등 대단지 입주가 줄줄이 예고돼 역전세난이 구체화되는 양상이다.


한솔동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연말까지 첫마을 내 전세계약이 종료되는 가구가 쏟아지면서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모집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내리고 있다"며 "대단지 입주와 맞물려 한동안 전셋값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진짜 고비는 내년이란 지적이다. 행복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기준 1만6110가구에 이어 내년에는 이보다 많은 1만6950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다. 2016년 5244가구로 한풀 꺾이기까지 행복도시 수급과 매매 및 전세시세는 내년 말까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행복도시의 이런 사정 때문에 주변 구도심보다도 전세시세가 밀리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8월 셋째 주 현재 청주시 아파트 평균 전세값은 3.3㎡당 442만원으로 세종시 349만원보다 100만원 가량 비싸다. 행복도시 전세값은 공주시(350만원)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도담동 D공인중개소측은 "신도시로서 성장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주변 지역보다 가격이 낮다는 건 향후 공급과잉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유입을 위한 기업이나 대학 등 자족시설을 유치하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행복도시건설청은 대학과 병원 등에 건축비 25% 지원카드를 내건 상황이다.

행복도시건설청 관계자는 "자족시설 유치가 다소 더딘 건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건설업체마다 분양 일정에 차별을 둘 수도 없지 않나"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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