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 가슴에 얹은 교황, "아픔 깊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 2014.08.14 12:54

[교황방한] 14일 서울공항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 세월호 유가족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 영접 나온 천주교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뉴스1
"세월호 사건에 가슴이 아프고, 유가족들의 아픔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가톨릭 평신도들과 밝은 표정으로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 여성과 인사하던 중 잠시 멈추었다. 그리고는 왼손을 자신의 가슴에 얹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 여성은 다름 아닌 세월호 희생자의 유가족. 세월호 사태에 대해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를 전하는 표정이 카메라를 통해 전해지는 순간이었다.

'가난한 자의 벗'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순교의 땅' 한국에 첫 발을 내디뎠다.

지난 13일 오후 4시(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을 태운 알리탈리아항공 전세기편은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을 출발해 이날 오전 10시16분 경기도 성남 소재 서울공항에 안착했다.

10시35분경 교황은 비행기에서 내려와 공항에 나와 있던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및 한국천주교 관계자들의 영접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교황에게 "이번 방한이 우리 국민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고 평화의 새시대가 열리길 바란다"면서 "짧은 방한이지만 편안하고 행복한 일정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이 과거 교구장으로 있었던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도 많은 한국인이 있었다"며 박 대통령에게 "한국을 방문해 기쁘고,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공항에는 특별 초청된 32명의 일반인들이 환영단으로 함께 했다. 이들 가운데는 가톨릭 평신도들을 포함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과 시복대상자 후손, 새터민, 이주노동자 등이 포함돼 있었다.


교황이 도착 1시간 30분 전인 오전 9시경부터 서울공항 정문 앞 인도 등에는 인근 주민 등 40여명의 인파가 곳곳에서 교황을 기다리고 있었다. 공항 정문 맞은편 왕복 2차로 골목에는 경찰과 소방 등 차량 50여대가 줄지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교황이 환영객들과 인사를 나누는 동안 공항에선 모두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교황의 공항 도착 모습은 TV를 통해서도 전국에 생중계됐다.

한복을 곱게 입은 초등학교 6학년과 2학년인 최우진·최송원 남매가 교황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교황은 아이들을 안아준 뒤 "친절해서 고맙고 사랑합니다"라고 말했고, 아이들은 "우리는 교황님을 사랑합니다"라고 답했다.

10분 가까이 이어진 환영단과의 인사를 마친 후, 교황은 1600cc급 준중형 차량인 '쏘울'의 뒷자리에 몸을 실었다.

교황은 지난해 취임 이후 방탄차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공언했고, 방한 때도 한국에서 가장 작은 차를 타고 싶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교황은 차에 탄 뒤 창문을 내려 손을 흔들며 다음 행선지인 교황대사관으로 떠났다.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오전 경기 성남시 수정구 서울공항을 나서며 환영객들을 향해 손흔들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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