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와 뗄 수 없는 '와인'…역대 교황의 와인은?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14.08.11 17:06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계기로 천주교와 뗄 수 없는 '와인'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와인은 천주교 미사에서 반드시 등장하는데 이번에 한국을 찾는 프란치스코 교황뿐 아니라 역대 교황들도 남다른 와인 사랑이 잘 알려져 있다.

◇교황이 즐기는 와인은?
11일 와인수입 전문기업 레뱅드매일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즐겨 마시는 와인은 '알타 비스타 클래식 또론테스'.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남미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출 후 추기경들과의 첫 만남에서 올해로 78세인 자신을 '오래된 와인'에 비유하는 등 와인 사랑이 각별했다.

알타 비스타 클래식 또론테스는 교황이 태어난 아르헨티나산 와인으로 교황이 추기경 시절 소규모 연회에 특별 주문할 정도로 즐겨 마셨던 와인이다. 아르헨티나의 토착 품종 포도인 또론테스의 개성을 담고, 산뜻한 복숭아와 살구 향기가 특징이다.

1984년 한국을 찾았던 요한 바오로 2세는 김포공항에서 도착 직후 무릎을 꿇고 땅에 입을 맞춰 많은 이들에게 각인됐다. 요한 바오로 2세는 '헌정 와인'이 늘 뒤따랐다. 2006년 7월 스페인 방문 당시 와이너리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즈의 오너가 '아싸 크리안자'를 교황에게 헌정해 화제를 모았다. 아싸 크리안자는 템프라니요 품종을 100% 사용해 만들었다. 검붉은 과일의 풍부한 향이 특징이다.

가톨릭 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 '아비뇽 유수'다. 14세기(1309~1377년) 들어 프랑스 국왕의 힘에 눌려 로마 교황청이 남프랑스 론강변의 도시 아비뇽으로 강제 이전된 일명 '아비뇽 유수' 시기에도 '교황의 와인'은 빠지지 않았다.

'샤또뇌프 뒤 파프'는 아비뇽 유수 기간 교황들의 여름 별장이 있던 지역에서 유래됐다. '교황의 와인'이라는 별칭과 함께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게 됐다.

지역의 명가 들라스 가문이 생산하는 이 와인은 고급 와인의 대명사다. 레뱅드매일 관계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즐기는 알타 비스타 클래식 또론테스는 한국 등 아시아 음식과도 잘 어울려 교황 방한을 계기로 많은 사랑을 받을 것"라고 말했다.


◇한국 와인의 역사도 천주교에서
한국에서 와인은 천주교 포교와 함께 확산됐다. 역사적 문헌에서 와인은 중국 원나라 쿠빌라이 칸이 사위로 삼은 고려 충렬왕에게 포도주를 하사한 기록에서 처음 등장한다. 포도 양조를 이용한 생산법은 조선 중엽부터 전해진다.

본격적인 와인 양조는 천주교가 주인공이었다. 미사주로 쓰일 포도주 생산을 위해 천주교가 와인 양조에 집중하면서 대한제국 말기에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켰다.

일제 강점기를 지나 국산 와인이 정식으로 생산된 것은 1968년 한국 산토리가 만든 선리프트와인·로제와인·팸포트와인이다. 1973년 한국 산토리는 해태주조로 매각돼 해태 노블와인으로 이어진다. 1977년 순수 토종 기술과 포도로 만든 '마주앙'(구 동양맥주·현 롯데주류)이 나오면서 한국 와인 역사에 새 장이 열린다.


'마주 앉아서 즐긴다'는 뜻의 마주앙은 1977년 출시 이후 2009년에 1억병 판매를 돌파할 정도로 한국 대표 와인으로 자리 잡았다. 시판과 함께 한국 천주교회 미사주로 봉헌됐다. 프란치스코 방한 미사에도 마주앙이 미사주로 사용될 예정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마주앙 미사주는 해마다 8월에 수확한 포도로 미사주용 포도 축복 미사를 바친 후 별도로 생산한다"고 말했다. 요한 바오로 2세 방한 행사에서도 마주앙이 공식 미사주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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