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상품 ETN, 합성 ETF와 뭐가 달라?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 2014.08.20 14:13

자산운용사 "과당 경쟁 없도록 기초자산 선정에 운용의 묘 필요"

연내 상장지수증권(ETN)이 국내에도 상장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품 특성이 유사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거래소가 기초자산을 차별화해 상장을 허가하는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ETN과 합성ETF, 뭐가 달라?=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오는 11월 국내 첫 ETN 상품을 상장시킬 계획이다.

ETN은 특정 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한다는 점에서 ETF와 유사하다. 특히 합성ETF와 비슷하다. 일반 ETF는 자산운용사가 직접 주식 등을 편입해 실제 지수보다 탄력적으로 운용될 수 있지만 합성ETF는 자산운용사가 국내외 증권사와 스왑 계약을 체결해 지수와 같은 수익을 보장받는 상품이다. 주로 해외 지수 등 실물을 편입하기 어려운 기초자산을 대상으로 발행된다.

ETN은 발행사가 자산운용사에서 증권사로 달라질 뿐, 특정 지수를 추종하고 이에 따른 득실이 그대로 투자자들에게 반영된다는 점이 합성ETF와 같다. 다만 ETN을 통해 모인 자금은 증권사가 마음대로 운용할 수 있다. 이 외 ETN은 만기가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긴 하지만 보통 10년~30년이라 일반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칠만한 사안은 아니다.

합성ETF는 발행사(자산운용사)가 아닌 스왑 계약을 맺은 증권사에게 수익을 보장할 책임이 있기 때문에 소규모 자산운용사도 발행할 수 있다. ETN은 발행사인 증권사가 직접 수익을 정산해야 하므로 자기자본 여력이 있는 대형증권사가 주로 참여하게 된다. 현재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현대증권, 삼성증권 등이 ETN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기초자산 차별화 가능할까=금융당국은 발행사가 대형증권사라는 이점을 활용해 원자재 상품 등 그동안 자산운용사들이 다루기 힘들었던 영역에서 기초자산을 발굴하길 바라고 있다. ETF는 기본적으로 공모 펀드기 때문에 기초자산 선정에 투자 안정성이 중시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교적 ETN이 발달한 미국에서는 에너지 인프라 산업에 투자하는 MLP(마스터합작회사), 원자재, 변동성 지수 등을 위주로 시장이 조성돼 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ETN 역시 상장 주식으로써 일반투자자 보호 측면을 고려한다면 투자 위험을 높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ETN과 ETF 간에 기초자산 경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은 "미국의 경우 자국내 주식시장만 가지고도 투자의 폭이 넓다보니 애초에 실물을 담기 힘들 때 사용하는 합성ETF가 많지 않았다"며 "여타 나라와는 상황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현재 상장돼 있는 합성ETF의 거래도 부진한 상황에서 ETN이 흥행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지난해 8월 합성ETF가 첫 출시된 이래 현재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합성ETF는 총 15개지만 순자산총액은 1942억원에 불과하다. 한 종목 당 130억원 꼴이다. 상장 후 1년이 경과한 종목 중 규모가 작거나 거래가 부진한 ETF 종목에 대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상장폐지될 위험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합성 ETF 시장이 열린지 1년밖에 안됐는데 ETN과 기초자산을 경쟁하게 됐다"며 "ETF와 ETN 시장이 과당경쟁을 일으키지 않고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초자산 및 상장을 허가하는 거래소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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