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에스엔유, 아산에 비석 세운 이유는?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 2014.08.01 10:43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핵심장비를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었다는 증표입니다."

충남 아산테크노밸리에 위치한 디스플레이 장비기업 에스엔유프리시젼 본사 입구에 최근 동판으로 제작된 비석이 세워졌다.

가로와 세로 각각 70㎝와 50㎝ 길이에 무게가 200㎏에 달하는 이 비석은 앞면에 '국내 최초 5.5세대 증착장비 해외 출하 기념'이라는 문구가 있다. 비석 뒷면에는 이 회사 박희재 대표를 포함한 임직원 200여명의 이름이 모두 새겨져 있다.

이 비석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에 쓰이는 핵심장비인 유기증착장비(이베포레이션)를 중국에 수출하며 첫 상용화를 일군 임직원들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제작됐다. OLED는 액정표시장치(LCD)의 뒤를 이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최근 각광 받고 있다.

대당 수백억원을 호가하는 유기증착장비는 OLED 기판 위에 발광물질을 정교하게 입히는 기능을 한다. 기존 LCD가 백라이트유닛(BLU)라는 별도의 광원이 필요한 반면, OLED는 발광물질이 있어 스스로 빛을 낸다는 차이점을 감안할 때, 이 장비는 OLED 제조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기능을 한다.

이 장비는 그동안 알박과 토키 등 일본 업체 2곳이 과점해왔다. OLE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90% 이상을 점유하는 등 우리나라가 강국이지만, 정작 유기증착장비를 포함한 핵심장비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에스엔유가 이 장비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것은 그동안 장비와 부품, 재료 등의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우리나라 전자산업에 경종을 울릴만한 일이었다. 이 장비 외에도 반도체 노광장비(리소그라피), 발광다이오드(LED) 유기금속 증착장비(MO CVD) 등은 아직까지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자업종은 삼성과 LG, SK 등 국내 대기업들이 전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는 분야다. 이제 전방산업 대기업뿐 아니라 에스엔유를 포함한 후방산업에 속한 중견·중소기업들 가운데서도 핵심장비 국산화를 통해 글로벌 규모로 도약하는 사례가 나와야할 때가 아닐까 싶다.


충남 아산 에스엔유 본사에 세워진 비석 / 사진제공=에스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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