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직원, 식당가서 바닥부터 보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상희 기자 | 2014.08.01 05:45

'관계형 금융' 성장 가능성·고객 성향 등 평가 실시

/사진=머니투데이DB
최근 웰컴저축은행 직원들은 대출을 신청한 고객이 운영하는 식당을 찾았다. 이들은 고객을 만나기에 앞서 식당 바닥부터 살폈다. 바닥이 깨끗한 것을 확인한 직원들은 간단한 상담과 관련 절차를 진행한 후 대출을 시행했다. 바닥까지 꼼꼼하게 관리하는 업소라면 다른 부분도 철저하게 관리·운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대출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저축은행들이 강화하고 있는 '관계형 금융'의 한 모습이다. 관계형 금융은 신용등급, 실적 등 문서와 수치로 보이는 '정량적' 요소 외에도 성장 가능성, 고객의 성향 등 보이지 않는 '정성적' 요소들을 평가해 보다 정확하게 고객을 이해한 후 대출 등을 취급하는 것을 말한다.

저축은행은 서류만으로는 상환 능력과 의지 등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지역을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점 등으로 인해 관계형 금융에 적합한 금융기관으로 분류된다. 금융당국도 저축은행 업계에 관계형 금융을 강화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은 최근 관계형 금융을 강화한 웰컴구매론, 메디칼론, POS(카드결제단말기)론 등 3종의 상품을 새롭게 선보였다.

웰컴구매론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창업자금, 기계구입자금, 시설자금을 지원하는 상품이며, 메디칼론은 소규모 약국과 병·의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다. POS론은 영세자영업자에게 카드매출액을 기준으로 운영자금을 지원한다.

이 상품들은 기존 저축은행 업계의 중금리 상품들이 담보를 필요로 했던 것과 달리, 담보 없이도 10%대 금리를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담보 없이 중금리로 돈을 빌려주려면 다른 부분을 통해 상환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등을 판단해야 한다. 이럴 때 적용되는 것이 정성적 평가 기법이다. 웰컴저축은행은 해당 상품을 취급함에 있어 정성적 평가를 20% 수준으로 반영하도록 내부 방침을 정했다. 20%로 정하기는 했지만, 실제로는 대출의 최종 승인 여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식당의 경우엔 바닥을 살피는 것 외에도 카운터 또는 주방에 사장이 직접 나와 있는지 살펴본다. 사장이 직접 나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가게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로, 이런 가게들이 오랜 기간 문을 닫지 않고 영업을 잘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공장을 운영하는 고객이 시설·운영 자금을 대출할 때는 공장을 직접 찾아가 보는 것이 기본이다. 작업장 환경, 재고 관리 상태 등을 통해 서류로는 나타나지 않는 부분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공장 직원들과 점심 식사를 같이하며 식사 시간 행동을 살펴보기도 한다. 식사를 할 때 직원들이 대화 없이 밥만 먹는다면 짧은 시일 내에 해당 영업장은 문을 닫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월급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등 분위기 좋지 않다는 것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 고객뿐만 아니라 잠재 고객에게 대해서도 직접 방문하는 등으로 정성적 요인들을 살펴본다"며 "상환의지나 거래이력 등 정성 평가요소를 사전에 축적하면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적기에 금융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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