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닝쇼크' 이어 3Q 실적 회복 '불투명'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이학렬 기자, 장시복 기자 | 2014.07.31 10:29

(종합2)2Q 영업이익 7.19조원, 7분기 연속 8조원 '신화' 깨져… 3Q도 실적 회복 '쉽지 않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 정체에 따른 재고부담과 환율 하락 여파로 영업이익이 2년 만에 7조원대로 급락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성이 크게 둔화된데다 중국 샤오미 등 중저가 스마트폰 업체들의 거센 공세로 IM(IT&모바일) 부문의 실적이 나빠진 것이 직격탄이 됐다. 특히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5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52조3532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7조19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2012년 3분기 이후 7분기 연속 이어온 영업이익 8조원 신화가 깨졌고 매출액 역시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으로 53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 역시 13.7%를 기록, 2012년 3분기(15.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문제는 3분기 실적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는 점이다. 전체 영업이익의 70% 가까이를 책임지는 IM부문은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고, 시스템LSI와 디스플레이 사업은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소비자가전(CE) 역시 계절적 요인으로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는 지속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부문 14조4000억원, 디스플레이 부분에 4조9000억원 등 총 24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의 기업소득 환류 방침에 따라 관심을 모았던 중간 배당금은 주당 500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 IM부문, 美·中 ‘애플’에 밀려 영업이익 2조원 급감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미국의 애플'과 '중국의 애플'에 치이고 밀렸다. 2분기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 감소 등 실적악화에 이어 하반기 실적 개선도 낙관할 수 없다고 고백했다.

IM부문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4조42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1%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1분기 영업이익 6조4300억원보다 2조원 이상 급감했다.

매출액은 28조45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2% 감소했고 스마트폰 사업부문인 무선사업부 매출액도 27조51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2% 줄었다.

실적 악화는 애플과 '중국의 애플'로 불리는 샤오미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경우 중저가 모델 재고 증가에 따른 판매 감소와 수요 감소에 따른 태블릿 판매 감소, 재고 감축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업체간 경쟁 심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유럽 시장에서도 유통 재고 부담이 가중됐다.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어려움에 빠뜨린 사업자는 화웨이, 레노버,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다. 특히 샤오미는 빠르게 중국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추격하고 있다. 더넥스트웹은 시장조사업체 칸타 월드패널 컴텍 보고서를 인용, 1~5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 시장점유율이 21%로 삼성전자 23%를 바짝 뒤쫓았다고 분석했다.

전통적인 경쟁자인 애플도 삼성전자에게는 위협이다. 애플은 미국에서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선전했다. 애플은 홍콩, 대만을 포함한 범중국에서 지난해보다 28% 성장한 59억3500만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에서의 실적은 예상을 뛰어넘은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성수기로 스마트폰 및 태블릿 수요가 성장할 것으로 봤지만 경쟁 심화로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의 경쟁 심화에 따라 실적 개선 가능성은 불투명해 보인다는 게 삼성전자의 진단이다.

삼성전자는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갤럭시노트4' 등 대화면 전략 제품과 '갤럭시 알파' 등 프리미엄 신모델 출시와 함께 제품·가격 경쟁력을 강화한 중저가 모델 라인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본격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LTE(롱텀에볼루션) 시장에서 프리미엄에서 보급형 제품까지 경쟁력을 더욱 높여 대응할 계획이다.

태블릿과 웨어러블 분야를 강화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태블릿은 '갤럭시탭S' 글로벌 확산을 적극 전개하고 유통역량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소비자가전(CE) 부문 ‘깜짝’ 사상 최대 실적
소비자가전(CE)부문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깜짝’ 실적을 내놨다. CE 부문은 매출 13조원에 영업이익 77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액은 15% 늘었고 영업이익은 300% 급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에 집중한 결과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CE 부문에서는 TV의 실적이 가장 돋보인다. TV와 모니터를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의 매출은 8조600억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 대비 9% 증가했다. 보통 2분기 TV 시장은 비수기지만 중국과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UHD(울트라HD·초고화질) TV 시장이 전분기 대비 88% 성장한데다 브라질 월드컵 특수로 중남미 TV 시장이 전분기보다 15% 커진 덕분이다.

특히 프리미엄급 LCD TV 판매는 전분기 대비 63%, 전년동기 대비 30% 늘었다. 60형 이상 LCD TV 판매도 전분기 대비 42%, 전년동기 대비 8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반기에도 선진 및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UHD TV가 본격 판매되고 글로벌 UHD TV 수요가 3분기에는 360만대, 4분기에는 61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생활가전 역시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호조와 하절기 에어컨 성수기 효과 등에 따른 판매 증가로 전분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내놨다.

하반기 전망도 나쁘지 않다. 북미와 성장시장의 경기 개선 등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수요가 전년 대비 증가할 전망이다.

◇ '맏형' 반도체 부문, 실적 버팀목
반도체 부문은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4% 증가한 9조7800억원, 영업이익은 5% 감소한 1조8600억원을 기록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부문은 수요 확대와 가격 상승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지만 시스템LSI의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메모리 부문의 경우 하반기 시장전망도 밝다. 하반기부터 성수기로 접어드는데다 공급 증가가 제한적이어서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D램 분야에서 20나노 공정을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신제품을 내놔 수익성과 시장 리더십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낸드플래시 역시 엔터프라이즈향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소비자용 SSD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모바일 기기의 낸드 탑재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컨트롤러, 소프트웨어(SW)기술기반 솔루션 공급확대와 10나노급 공정전환등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V낸드는 엔터프라이즈 서버향으로 일정대로 평가·생산이 진행되고 있으며 브랜드 SSD를 포함한 PC향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스템LSI는 AP 거래선 수요약세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단기간 내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속적인 원가절감 등으로 효율성 향상을 통한 수익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14나노 제품을 연말 양산하고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도 강화, 성장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디스플레이 부문도 1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LCD TV 패널 판매 확대와 OLED 패널의 신규 프리미엄 스마트폰향 제품 판매 확대에 힘입어 2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 역시 전분기 대비 4% 늘어난 6조33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반기 LCD 패널 사업은 TV 시장의 성수기 진입에 따른 영향으로 LCD TV 패널의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반면 OLED 패널 시장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 심화가 예상되고 거래선 패널 재고 축소와 제품 믹스 변화 등으로 실적 약세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베스트 클릭

  1. 1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2. 2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3. 3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4. 4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5. 5 22kg 뺀 '팜유즈' 이장우, 다이어트 비법은…"뚱보균 없애는 데 집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