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반올림 협상, 또 불발…입장차 못 좁혀

머니투데이 정지은 기자 | 2014.07.30 23:07

삼성전자 "교섭단 참여자 보상부터" vs 반올림 "산재신청자 전원 보상"

반올림 측 황상기씨(왼쪽)와 백수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전무가 30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관련 협상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뉴스1
30일 삼성전자와 삼성 직업병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의 5차 협상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양측은 협상 테이블에서 6시간 넘게 씨름했지만 이전 협상처럼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돌아섰다.

이날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진행한 협상에서 삼성전자는 협상 교섭단에 참여한 당사자 8명에 대한 보상부터 논의하자고 했지만 반올림 측은 산재신청자 전원에 대한 보상을 요구해 대립각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협상 참여자 보상 문제부터 한달내 마무리하고 전문적이며 독립적인 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반면 반올림은 산재신청자 전원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며 삼성전자에 반올림이 절반 이상 추천한 사람들로 구성한 '화학물질 안전보건위원회'와 '외부감사단'을 설치해달라고 주장했다.

백수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전무는 이날 협상을 마친 뒤 "반올림 측의 요구는 '반올림위원회'를 회사 내 상시 설치하라는 주장이어서 수용이 어렵다고 입장을 전달했다"며 "지난 협상에서 산재를 신청했다는 이유만으로 보상하기는 어려워 수정안을 요청했지만 추상적인 내용만 가져왔더라"고 말했다.

사과를 둘러싼 이견도 있었다. 삼성전자는 이 문제를 일찍 해결하지 못한 부분과 가족의 아픔을 헤아리는데 소홀했다는 점을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 명의의 사과를 포함 총 3차례 공식사과한 상태다. 하지만 반올림 측은 기존 사과와는 별개로 직업병 발병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백 전무는 "오늘 다시 한 번 사과 의사를 밝혔다"며 "가족들이 겪고 있는 아픔을 덜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협상의 조기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양측은 서로의 협상 태도에 대한 아쉬움을 제기하기도 했다. 반올림 교섭단 대표인 황상기씨는 "삼성전자는 오늘도 교섭단 참여 당사자 8명에 대한 답만 가져왔고 원하는 답은 내놓지 않았다"며 "삼성이 조금 더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 전무 역시 "반올림 측이 협상 타결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추상적 내용만 가져와 또 숙제만 남겨줬다"며 "지난 교섭 때 요청한 내용 중 한 가지도 대답해주지 않은 채 기존 요구만 되풀이했다"고 토로했다.

입장차는 계속됐지만 협상 타결에 대한 의지는 확고했다. 백 전무는 "반올림 측에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며 "진전이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서로의 차이를 확인하고 이점을 좁힐 수 있다는 점에선 희망적"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협상의 관건은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 등 3가지 의제에 대한 시각차를 얼마나 좁히느냐에 있다.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다음달 13일 후속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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