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29일 양씨의 신병을 확보하고 유 전회장의 마지막 행적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이날 오전 6시30분쯤 전화로 자수 의사를 밝힌 양씨는 오전 8시쯤 인천지검에 자진출두했다.
검찰 관계자는 "양씨가 유 전회장 사망에 의한 충격으로 지난 26일부터 자수할지 고민한 끝에 지난 28일 부인 유희자씨가 자수한 당일 석방되는 것을 보고 (자수를) 결심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양씨는 자신이 금수원에 머물다 자수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검찰은 양씨와 유씨, '김 엄마' 김명숙씨, 유 전회장 장남 대균씨의 도피 조력자 박수경씨에 대해 "이달 말까지 자수하면 불구속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체포된 박씨는 구속된 반면 자수한 유씨와 김씨는 석방됐다.
당초 양씨는 유 전회장의 사망 원인과 행보를 밝혀줄 핵심 인물로 주목받았다. 양씨의 처제와 처형, 유 전회장 여비서 신모씨의 검찰 진술을 종합하면 양씨가 유 전회장의 행적을 마지막으로 목격한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 5월25일 저녁 유 전회장이 몸을 숨겼던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 별장 '숲속의 추억'을 2시간 동안 압수수색했지만 유 전회장을 찾지 못했다.
유 전회장을 곁에서 수행했던 신씨의 진술에 따르면 당시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주요 인물들이 잇따라 체포됐다는 소식을 접한 신씨는 별장 내 비밀 공간에 유 전회장을 숨겼다.
별장 근처 구원파 시설 '야망 수련원'에 머물던 양씨는 이날 새벽 순천을 빠져나갔고, 다음 날 전주에 나타나 친지들에게 유 전회장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따라 양씨가 순천에서 빠져나간 뒤 다시 '숲속의 추억' 별장으로 가 비밀 장소에 있던 유 전회장을 근처 숲 속에 숨겼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양씨의 처제와 처형은 검찰 조사에서 "양씨가 전주에 도움을 청하러 와 '검찰이 들이닥쳐 회장님을 순천 숲속에 놔두고 왔다'고 말했다"고 진술해 이같은 추측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양씨는 검찰이 은신처를 급습하기 1~2일 전 유 전회장과 마지막으로 만났고, 이후 다시 연락하거나 만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유 전회장의 사망 시점이나 원인, 유 전회장이 매실밭으로 간 이유에 대해서도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양씨는 유 전회장을 '숲속에 놔두고 왔다'는 자신의 말에 대해서도 처제, 처형과 다르게 진술했다. 자신은 '순천에 놔두고 왔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밝힌 바와 달리 양씨는 순천을 빠져나온 직후 김씨에게 전화로 상황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은 "사실관계가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으며 어디까지나 양씨의 진술"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편 검찰은 전날 자수한 김씨를 이날 오전 10시 소환해 다시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유 전회장이 금수원에서 나온 뒤 은신처를 옮길 때마다 동행했고, '숲속의 추억'에 몸을 숨긴 뒤로는 수 차례 찾아가 음식을 차려줬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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