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미운 6살 카카오, 성장통 극복하려면

머니투데이 최광 기자 | 2014.07.30 05:11
최광 정보미디어과학부 기자

다음과 합병을 앞둔 카카오가 '성장통'에 시달리고 있다.

2008년 창업한 이후 6년 만에 급성장한 카카오는 한국 벤처의 신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은 단숨에 국민 메신저로 떠올랐고, 이후 선보인 카카오스토리는 모바일 SNS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카카오의 핵심 수입원인 '카카오톡 게임하기'도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와 같은 국민게임을 만든 원동력도 카카오톡의 인맥이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인맥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거대한 생태계를 만들었고, 그 생태계는 다른 후발 스타트업의 생존기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다음과 카카오는 합병을 알리는 자리에서 양사는 혁신을 추구하고 생태계와 동반성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카카오의 최근 행보에 대해 업계에서는 "상생은 일단 미뤄둔 채 성장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중소 게임업체들은 과도한 마케팅비용에 수수료 지급으로 다운로드가 많아도 적자를 면할 수 없는 구조라고 하소연하기 시작했다. 대기업이 주로 포진한 모바일 쿠폰 사업에서도 카카오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다며 공정위에 제소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제 2의 네이버'를 우려하기도 한다.


다음과 합병을 통해 재탄생하는 다음카카오는 더는 스타트업이 아니다. 모바일 생태계를 뒷전으로 밀어두고 성장만을 추구할 경우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 네이버처럼 자칫 강도높은 규제를 불러일으켜 성장이 진짜 필요할 때 발목을 잡힐 우려가 나온다.

다음과 카카오는 합병 이후를 준비하기 위해 9개의 추진체를 구성해 서로의 장점과 조직문화를 배워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합병 이후 상생의 모습에 대한 큰 그림도 그려볼 필요가 있다. 생태계 전반의 목소리를 듣는 기구도 구성하고, 이들과 정기적인 만남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소비자를 위해 자신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오만을 버릴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카카오를 둘러싼 불협화음은 성장통이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카카오가 글로벌 모바일 기업으로 비상할지, 안방마님으로 머무를지가 결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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