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의 힘, '빅마우스' 아닌 공감에서 나온다

머니투데이 최광 기자 | 2014.08.01 05:20

[저자를 만났습니다]'소셜미디어 특강' 펴낸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

"소셜 미디어를 가장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말은 '정보 민주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에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서 저마다 의견을 내고, 확산할 수 있는 통로가 생겨난 것이니까요."

'한상기의 소셜미디어 특강'을 펴낸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는 "소셜미디어가 한쪽에서는 과대평가 되고, 한쪽에서는 과소평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하지만 소셜미디어가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분명하고 그 역할이 매우 크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한 후 카이스트에서 인공지능을 전공한 전형적인 공학도다. 삼성종합기술원, 다음커뮤니케이션 전략대표 및 일본 법인장 등 기업인 생활을 거쳐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전문교수까지 역임했다. 2010년 소셜컴퓨팅연구소를 개설해 현재까지 대표를 맡으며 한국을 대표하는 소셜미디어 전문가로 통한다.
한상기의 소셜미디어 특강


그가 '소셜미디어 특강'이라는 교과서적인 제목의 저서를 출간한 데는 학자적 고심에서다. 한 대표는 "출판사와 계약은 2년 전이었지만 소셜미디어에 대한 학계의 연구가 부족했다"며 "그간 연구들이 축적됐고, 소셜미디어를 객관적으로 조망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쌓여 본격적인 집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소셜미디어 열풍이 불어 닥친 것은 2010년경.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상륙과 함께 국내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나타났고, 이와 관련된 서적들도 서점가를 장악했다.

한 대표는 "그동안 나온 서적 대부분이 피상적인 접근에 머물러 소셜미디어의 근본적인 의미와 본질에 대해서는 제대로 집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서로의 사명이 다르듯 이런 책도 나와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책 1부와 2부에서는 소셜미디어의 개념과 주요 소셜미디어의 역사와 흥망을 훑었다. 비전문가도 손쉽게 넘겨볼 수 있다. 3부는 소셜미디어를 둘러싼 여러 사회현상을 분석하고, 4부에서는 소셜미디어의 진화 방향을 조망했다. 한 대표는 "프라이버시 문제나 집단적 사고의 편향성과 같은 소셜 미디어 경계론에 대해 짚어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중동에서 벌어진 시민혁명 중 이집트는 소셜미디어의 역할이 컸다. 반면 튀니지에서는 알자지라와 같은 방송의 영향력이 컸다. 이를 뭉뚱그려 '소셜 미디어 혁명'이라고 지칭하면서 소셜미디어가 구세주가 될 것처럼 묘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하지만 그는 소셜미디어가 정보 민주화를 끌어내는 원동력이고 더 많은 사람이 사회적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는 것은 사회의 발전을 위해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많은 사람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사회적인 갈등이 빚어지고, 잘못된 정보가 전파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건강한 사회는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자정작용이 작동하는 사회"라고 강조했다.

또 한 대표는 "한 개인의 작은 행동이나 발언이 불씨가 되어 사회적으로 퍼지기 위해서는 다른 이용자들은 모두 메말라 있어야 한다"며 "더 공감할 수 있는 정보를 바라는 이용자가 많을수록 소셜미디어의 확산은 빠르고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녕하십니까?'와 같은 대자보나 세월호 참사에서 보여준 시민들의 SNS 활동이 소셜미디어로 퍼져갈 수 있었던 데에는 이외수 작가나 조국 교수와 같은 소위 '빅마우스'로 불리는 인물의 SNS 활동이 아니라 많은 이들의 공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한 대표가 책을 집필하는데 최대 방해꾼은 '페이스북'이었다. 그는 "한 두 시간은 훌쩍 지나가 버려 글을 쓰는 데 방해가 많이 됐다"며 "인터넷도 되지 않는 외진 곳에서 책만 쓰는 것을 시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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