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연구가도 반한 홍콩 미식여행은 어떤 맛일까?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 2014.07.31 06:40

이탈리안 음식 알모로의 '라비올리'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바 '오존' 칵테일

편집자주 | 세계음식전문가 4인방이 홍콩 맛 투어로 뭉쳤다. 세계 음식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요리연구가 백지원 씨와 19년 동안 다양한 외식업소 탐방을 해온 육주희 월간식당 편집국장, 푸드스타일리스트인 박소영 푸드앤테이블 대표, 무한도전 정준하의 쉐프로 유명한 명현지 서울종합예술학교 전임교수가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홍콩 맛투어를 함께 다녀왔다. 맛에 관한 한 둘째가면 서러워할 이들이 홍콩에서 반한 음식은 무엇일까.

요리전문가 4명이 홍콩 맛투어를 함께 떠났다. 왼쪽부터 요리연구가 백지원 씨, 박소영 푸드앤테이블 대표, 육주희 월간식당 편집국장, 명현지 서울종합예술학교 전임교수/사진=김유경기자
홍콩에 가면 우리는 아주 이질적인 양극단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홍콩 사람들은 화려한 초고층빌딩 아래 낡은 건물 사이로 난 좁은 계단에서 웨딩 촬영 하는 걸 멋이라고 생각한다. 30도를 웃도는 뜨거운 날씨지만 잘못 했다가는 되레 냉방병에 걸리기도 쉽다.

관광객들도 양극을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쇼핑은 한 푼이라도 싼 곳을 악착같이 찾아다니지만 애프터눈티는 가장 화려한 곳에서 먹고 싶어 한다. '미슐랭 가이드'에 소개된 최고급 이탈리안 레스토랑마다 관광객들이 붐비는 것도 같은 이유다.

요리전문가 4명이 모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던 알모로의 '라비올리' /사진=김유경기자
서울에서 온 내로하는 요리전문가 4명도 이 홍콩 곳곳을 누비며 최고급 요리를 맛보았다. 이들이 이견 없이 홍콩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레스토랑은 바로 이탈리안 레스토랑 '알모로(Al Molo)'. 홍콩 최대 규모의 쇼핑몰인 하버시티 1층에 있는 알모로는 미쉐린 가이드 추천 식당이기도 하다.

박소영 씨는 음식 자체만 놓고 평가하자면 알모로의 음식이 홍콩의 음식 중 단연 최고였다고 했다. 가격 대비 맛이 워낙 좋았다는 게 박 대표가 엄지를 치켜든 이유다. 박 대표는 "홍콩여행을 계획하는 친구가 맛집을 추천해달라면 두말 할 것 없이 알모로를 찍어 주겠다"고 말했다.

알모로에서 특히 인기 있었던 음식은 라비올리. 라비올리는 네모 모양으로 빚어 이탈리아식으로 익힌 만두다. 백지원 씨는 "자칫 무덤덤할 뻔했던 감자를 넣은 라비올리를 향긋한 바질향으로 요리해 맛과 향을 더했다"고 평했다.

이번 홍콩 맛 투어에서 유일하게 빈 접시로 치워진 것도 알모로의 라비올리였다. 마지막 라비올리를 먹은 육주희 편집국장은 "허브를 넣어서 느끼한 맛을 없앴는데 이전에 맛보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맛이었다"며 "쉐프가 장인정신을 갖고 훌륭한 음식들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미식가들을 위한 홍콩의 맛은 의외로 깔끔하고 신선해 눈도 즐겁게 해줬다. 홍콩에선 유명호텔에 있는 레스토랑이라고 가격을 겁낼 이유가 없다. 오히려 홍콩이니까 호텔 음식을 맘껏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홍콩에서 내로라하는 맛집이라면 일반 레스토랑이나 호텔 레스토랑이나 가격차가 크지 않아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바(bar)인 리츠칼튼호텔 118층 '오존(Ozon)'. 전망 뿐 아니라 분위기와 칵테일, 음식이 모두 인상적인 곳으로 '홍콩 버킷리스트 10'중 한 곳이다. /사진=김유경기자
홍콩에 사는 미셸 옌 씨는 "호텔 레스토랑이라고 해도 홍콩에선 가격차가 15% 정도 비쌀 것"이라며 "호텔의 경우 멋진 전망을 가진 곳이 많아 오히려 호텔에서 식사를 즐기는 게 더 비싸지 않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점심과 저녁의 가격차가 크므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점심은 비싼 곳에서 즐기고, 저녁은 저렴한 현지 식당에서 간단히 먹는 것도 방법이다. 그 다음 코스는 리츠칼튼호텔 118층의 가장 높은 바 오존(Ozone)에서 칵테일 한잔을 즐기는 호사를 누려보자. 홍콩에 오길 정말 잘 했구나 하는 생각이 제대로 든다.

인터콘티넨탈 그랜드 스탠포드 호텔 지하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 미스트랄(The Mistral)'에서 만난 전채요리. /사진=김유경기자
백 씨에게 홍콩의 음식 중 머릿속에 가장 또렷이 남은 건 인터콘티넨탈 그랜드 스탠포드 호텔 지하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 미스트랄(The Mistral)'에서 먹은 전채요리. 그는 "기분이 확 살아날 만큼 사랑스러웠다"며 "봄 꽃밭을 연상시키는 색깔의 생선과 채소, 과일 같은 다양한 식재료의 활용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명현지 씨도 "망고소스의 생선 전채요리는 신선한 충격이었다"며 "허브향과 과일, 생선의 조화가 제일 잘 이뤄진 음식"이라고 평했다.

분위기만 따진다면 1881 헤리티지호텔 1층의 훌렛 하우스(Hullett House)도 빼놓을 수 없다. 한쪽 벽을 배의 목재를 재활용해 마치 배 안에 있는 느낌을 연출했다. 식재료도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신선함 그대로였다. 박 씨는 "새우 등 음식 재료가 신선하고 맛있었다"며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홍콩에 오는 친구나 홍콩 현지인들도 마음에 쏙 들 것이"라고 추천했다.


홍콩의 '된장녀'들이 즐겨 찾는다는 프린스빌딩 25층 세바(사진 왼쪽)의 애프터눈티(오른쪽, 2인 720홍콩달러)./사진=김유경기자
홍콩에는 에프터눈티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지만 정작 홍콩의 '된장녀'들이 즐겨 찾는다는 곳은 따로 있다. 프린스빌딩 25층의 세바(SEVVA)는 홍콩에서 가장 여유롭게 에프터눈티를 마실 수 있다. 30대의 명현지 씨와 50대의 백지원 씨가 동시에 이곳을 홍콩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로 꼽았다. 백 씨는 "자연 친화적 요소를 실내에 적용해 힐링이 절로 되는 느낌"이라며 "분위기에 취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세바에서 내려다보는 홍콩의 야경도 일품이다. 명 씨는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곳"이라며 "테라스에서 즐기는 멋진 홍콩 도시 풍경이 레스토랑과 잘 어울리는 곳"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일행이 이구동성으로 '강추'한 곳은 리츠칼튼호텔. 박 씨는 "리츠칼튼호텔은 음식을 떠나 정말 머물고 싶은 장소"라며 "제품 하나하나 디자인이 고급스럽고 고객 서비스가 섬세해 돈 많은 골드미스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바(bar)인 118층 '오존(Ozon)'은 전망 뿐 아니라 분위기와 칵테일, 음식이 모두 인상적인 곳. 명 씨는 "보통 바에서 제공되는 메뉴들은 기억에 남을만한 것을 찾기 힘든데 오존의 바질 칵테일과 미니버거는 그 맛 자체의 여운이 오래 남았다"고 했다.

리츠칼튼호텔 102층 라운지바에서 바라본 홍콩 전경/ 사진=김유경기자
리츠칼튼호텔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호텔로도 유명하다. 높이 484m, 118층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5위인 ICC빌딩의 102~118층을 차지하고 있다.

백 씨는 "108층 룸의 침대에 누워 즐기는 하버 뷰는 최고"라며 "클럽라운지를 이용하면 애프터눈티를 포함해 하루 5회 식사를 제공하고 24시간 스낵, 와인, 샴페인을 골고루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공항 체크인과 고급 쇼핑몰 이용도 편리한 위치여서 홍콩의 1시간이 더없이 아까운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호텔이다. 협찬=홍콩관광청, 내일투어 금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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