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철도 인프라, "길 막힐 이유없는 열차여행이 뜬다"

머니투데이 이지혜 기자 | 2014.07.28 06:30

[가고싶은 대한민국] '내수 돌파구' 국내여행 확 바꾸자 ④-열차여행의 낭만을 살리자

#일본인은 홋카이도를 최고의 여름 피서지로 꼽는다. 홋카이도는 도쿄나 오사카 등 대도시와 다른 섬이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홋카이도에 도착한 이후부터는 사람들은 대부분 열차를 타고 여행을 한다.

홋카이도의 핵심 관광지인 후라노와 비에이는 기차역에서 자동차로 10분~30분 거리다. 하지만 이곳을 비롯해 또 다른 유명 관광지 3~4곳을 운행하는 트윙클버스가 있어 기차를 타고 가도 전혀 불편하지 않다. 트윙클버스는 요금도 1만~2만원 수준이다. 열차 도착시간에 맞춰 운행하고, 사전 예약을 통해 차량을 배치하기 때문에 이국의 여행객들도 이용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주말이나 휴가 시즌에 관광명소마다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한국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사진은 아우라지역에서 구절리역까지 운행하는 정선 풍경열차/이미지=머니투데이, 사진제공=코레일관광개발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휴가를 떠나는 10명 중에 8명꼴로 승용차를 이용한다고 한다. 오는 26일(토)~8월1일(금) 중 전체 휴가객의 36.4%가 몰려 고속도로마다 극심한 정체가 예상된다. 버스 전용차선을 이용하지 않는 승용차는 휴가 성수기에 서울-강릉 편도 이동시간이 최장 8시간 이상 걸린다.

홋카이도의 트윙클 버스처럼 기차역과 주요 관광지들을 연결하는 연계 버스만 있다면 휴가는 차가 막히지도 않고, 언제든지 또 떠나고 싶어진다. 바로 열차 여행 특유의 사라진 낭만이 되살아나는 것이다.

코레일은 최근 11곳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팔도장터관광열차'를 개발했다. 기차역마다 재래시장이나 주요 관광지 2~3곳 정도를 방문하는 연계 버스를 제공한다.


정선 아리랑 장터 관광열차는 당일 코스로 재래시장 구경 뿐 아니라 오장폭포에서 피서도 즐기고, 구절리역-아우라지역 구간의 그림 같은 정선 풍광도 감상할 수 있다. 참가비도 4만9000원으로 저렴하다.

코레일은 관광전용 열차인 'A(아리랑)트레인' 운행도 준비하고 있다. 중부 내륙순환열차인 O트레인과 V트레인, 바다열차인 S트레인, 평화열차인 DMZ트레인도 있다. 이중 태백산맥 오지를 달리는 협곡열차 V트레인은 하루 20명도 채 이용하지 않았던 분천역에 매일 1000명~2000명을 찾게 바꾸었다.

또 다른 열차여행 상품도 국내 여행 활성화에 톡톡한 기여를 하고 있다. 25세 이하 젊은층을 대상으로 방학 기간을 전후로 판매하는 '내일로' 티켓이다. 지난해 여름에만 9만1286명이 내일로를 구입했고, 올해는 상반기 판매량만 10만장이 넘을 전망이다. 내일로가 워낙 성공하다보니 이제는 26세 이상 이용객을 위한 내일로 같은 철도 패스와 2명 이상 이용 할인 패스 등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김종철 코레일 여객 본부장은 "국내 여행을 차가 막히고 운전의 피로감이 더해 좀처럼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높다"며 "다양한 열차 여행 상품을 지자체와 개발하고, 연계 버스를 마련한다면 한국은 열차 노선이 잘 갖춰져 세계 어느 나라보다 열차 여행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이미 전국 70여개 기차역에서 인근 관광 명소로 막히지 않고 갈 수 있는 카 쉐어링과 렌터카 서비스를 가동하고 있다. 올 여름 휴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열차 여행의 낭만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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