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40조 부양책에도 시큰둥..이유는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14.07.24 17:25
최경환 경제팀의 경기부양 정책이 발표됐다. 내수 활성화, 민생 안정, 경제 혁신 등 크게 3개 부분으로 구성된 정부의 경제정책방향 발표는 예상대로 강력했다. 저성장의 늪으로 빠져드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재정, 세제, 금융 등 모든 정책 수단을 총동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 41조원 이상을 투입해 내수 활성화에 나서는 등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거시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정부 발표에도 24일 코스피는 하락 마감했다. 정부의 경기부양책 기대감에 코스피가 강한 상승 탄력을 보여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의외의 움직임이었다.

이날 상승세로 출발한 코스피는 정부 정책이 발표된 직후 상승세로 돌아서며 2034.72까지 올랐지만 오후 들어 다시 하락 반전했다. 장 마감 직전 낙폭을 빠르게 줄였지만 플러스(+)로 돌아서지는 못했다.

외국인들은 이날도 1664억원 순매수하며 8거래일째 '사자'를 계속했고 기관은 이날 1584억원 순매도하며 18거래일째 '팔자'를 이어갔다.

정부 정책의 수혜주로 꼽혔던 건설, 건자재, 증권, 유틸리티, 음식료 업종 모두 하락했다. 고배당주로 지목됐던 종목들도 대부분 약세로 장을 마쳤고, 우선주 랠리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증시 격언대로 기대감에 올랐던 종목들에 대한 차익실현이 이날 나타나면서 재료의 '약발'이 다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분위기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이날 주가 변동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며 "정책당국이 사회, 산업 전반의 불균형 상태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시장의 시선은 통화정책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별다른 부작용 없이 힘을 받기 위해선 한국은행의 통화정책과의 공조가 필수적이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시장은 조만간 금리인하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오는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25%로 0.25%포인트 낮추고 은행들의 요구불예금에 대한 지급준비율도 현재보다 2%포인트 낮은 5%로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가계부채를 엄격하게 관리했던 한국 정부가 부채에 기반한 확장적 거시 정책으로 돌아섰다"며 "만약 정부의 의도와 달리 가계와 기업의 부채만 늘면서 구조적으로 내수 수요가 약해진다면 한은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것 이외에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화는 반드시 위험이 뒤따른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고집하는 것 역시 위험하다.

투자자들은 정부의 새로운 정책들이 경제주체들의 행동을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바꿔가는지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과거에도 시장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할 '멋드러진' 정책들은 수없이 많았다. 결국 관건은 '실행'이다. 시장이 이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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