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소득환류세 도입…'쥐꼬리 배당주' 달라진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4.07.24 13:30

[새 경제팀 정책방향]최경환 경제팀 '비장의 카드' 기업소득환류세제...배당+투자+고용 '세 마리 토끼' 잡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새 경제팀이 가계 소득 확충을 위해 '기업소득환류세제'를 비장의 카드로 꺼냈다. 기업의 돈을 가계로 흐르게 한다는 최 부총리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서는 배당 확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업소득환류세제는 내년부터 발생하는 기업 이익 중 일정수준 이상을 투자, 배당 등에 활용하지 않은 미활용액을 과세 대상으로 가산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적용 대상 기업, 이익 중 활용 기준, 세율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미지=김지영 디자이너
정부는 당기순이익 중 배당 등으로 지출되지 않은 이익 잉여금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업 내부에 유보된 현금에 과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당해 벌어들인 돈'에 한해 주주에게 배당하거나 신규 투자로 지출해 현금을 기업 외부로 유출하라는 주문인 것이다.

이는 이인영 의원이 지난해 말 발의한 법인세법 개정안의 '적정유보초과소득세'와 대동소이하되 세액공제 항목을 늘려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기존 적정유보초과소득세의 기준은 유보소득-적정유보소득으로 계산했는데 이번 기업소득환류세제는 유보소득=사업연도의 소득(세전이익)-(법인세+이익준비금+배당 등 잉여금 처분액)에서 공제항목을 투자, 임금 등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기업소득환류세제의 도입은 결국 배당성향이 낮은 기업에 세제 부담을 늘리게 된다. 따라서 세금을 더 내기 싫다면 △배당을 늘리거나 △투자를 더 하거나 △직원들에게 임금을 더 지급해야 한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이사는 "기업소득환류세제는 세수가 목적이 아닌, 기업에 쌓이는 이익을 가계로 돌리겠다는 일종의 채찍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다만 배당이나 투자, 고용을 늘릴 경우 세액공제로 당근을 주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기업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투자, 고용과 더불어 배당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세금을 내는 것보다 배당으로 현금을 유출할 경우 대주주에게도 이익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배당을 하지 않고 투자나 고용을 늘리는 것도 결국은 기업 성장과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번 세제 도입은 증시 측면에서 호재라는 해석이다.

배당확대 유망주로는 유보 소득 규모가 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기아차,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한국타이어, 현대글로비스, 현대홈쇼핑, CJ오쇼핑, 동부화재, 롯데푸드, 파트론, 메리츠화재, GS홈쇼핑, 넥센타이어, 성우하이텍, 성광벤드, BGF리테일, 무학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세금 부담 증가로 배당 확대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아울러 자기자본이익률(ROE)가 높고 배당성향이 낮은 기업 중에서 NAVER, 고려아연, 엔씨소프트, 제일기획, 영원무역홀딩스, 포스코켐텍, 세방전지, 컴투스, 하이록코리아, 유진테크, 쎌바이오텍, 아트라스BX, 씨케이에이치, 세종공업, SBS콘텐츠허브, 고영, 에이블씨엔씨도 배당 확대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들은 모두 배당성향이 20%를 밑돌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6.3%에 불과했는데 이는 전세계 평균인 40.2%에 못 미치고 우리나라 평균 배당성향 21.1%에도 미달하는 수준이었다. NAVER, 무학은 배당성향이 5%도 안 됐고 컴투스, 씨케이에이치는 배당성향이 0%였다.

전문가들은 기업소득환류세제 도입으로 만성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기업소득환류세 도입은 과도하게 낮았던 한국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적정수준으로 올라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며 "낮은 배당수익률 때문에 저평가 됐던 한국 증시도 디스카운트를 일부 해소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거래소의 배당주가지수 구성 종목이 실질 고배당 기업 위주로 개편되면서 기존 고배당주의 수혜도 예상되고 있다. 현행 배당지수는 편입기업들을 선정할 때 배당수익률 외에 시가총액, 당기순이익 등 여러 지표가 고려되면서 실제 고배당 기업이 제외되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배당수익률이 높은 진양화학, 진양홀딩스, 신풍제지, 일정실업, 신영증권, 경농, 성보화학, 가온전선, 조선내화, 유화증권 등도 수혜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들 종목은 지난해 기준 시가배당률이 5%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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