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은 2시간가량 이어졌다. 그러나 유 전회장을 찾진 못했고 신모씨만 발견됐다. 검찰은 신씨가 유 전회장의 도피를 도와준 것으로 보고 그를 체포해 조사를 시작했다.
신씨는 계속 혐의를 부인하다가 3일 뒤에야 입을 열었다. 그는 "25일 새벽 잠을 자고 있는데 인기척이 나서 눈을 떠보니 성명불상의 남자가 유 전회장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다시 잠이 들었다 깨 보니 유 전회장이 혼자 사라지고 없었다"고 했다.
검찰은 이 진술과 함께 유 전회장의 운전기사 양회정이 송치재 인근에서 25일 새벽 3시10분쯤 승용차를 타고 도주하는 장면을 찍은 CCTV 화면을 확보했다. 거기다 양씨가 전주에서 승용차를 버리고 처제 유희경 등과 함께 유 전회장을 도피시킨 의심 정황을 발견하게 된다. 신씨의 진술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었다.
검찰은 전주까지 수색범위를 넓혔다. 그러나 유 전회장은 발견되지 않았다.
검찰의 추적범위가 해남까지 넓어진 이후 신씨가 진술을 뒤엎는다. 6월26일 신씨는 검찰에 "검찰 수사관 등 검거팀이 별장을 급습했을 당시 유 전회장은 검거팀의 수색이 끝날 때까지 별장 2층 통나무 벽 안에 숨어 있었다"고 했다.
검찰은 다시 한 번 별장에 대한 수색에 들어갔다. 검찰은 별장에서 벽 안의 비밀공간을 찾아냈다. 통나무로 된 벽에는 직사각형 형태의 출입문이 있었고 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3평 규모의 공간이 나왔다.
벽 안 쪽에는 나무로 만든 잠금장치가 설치돼있었으며 벽 밖에 통나무를 끼워 맞춰 위장을 해놓은 상태였다. 검찰이 두 번째로 별장에 들이닥쳤을 때 이 비밀공간에 유 전회장은 없었고 4번, 5번이라고 적힌 띠지와 함께 현금 8억3000만원과 미화 16만달러 등이 들어있는 가방 2개만 발견했다.
검찰은 유 전회장의 측근 등이 다시 별장을 찾을 수 있다고 보고 별장 근처에 CCTV를 설치하고 잠복근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그 당시 유씨는 사망한 뒤였다.
정황상 유 전회장이 수색 당시 비밀 공간에 숨어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양씨의 승용차는 '미끼'였을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유 전회장이 5월 25일 수색 당시에 별장에 있다가 수색이 끝나고 감시가 허술한 26일 새벽 쯤 별장을 떠났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별장에서 유 전회장을) 찾지 못한 것은 통탄할 노릇"이라면서도 유 전회장이 순천 별장을 빠져나간 시점에 대해서는 "신씨의 진술만으로 수사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며 말을 아꼈다.
현재 검찰은 유 전회장의 도피를 도운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핵심 인물인 양씨 등에 대해 지명수배를 내렸다. 유 전회장이 언제, 누구와 함께 별장에서 도주했는지, 25~26일 유 전회장의 행적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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