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치재 인근 집중검색 검·경, 유병언 시신 못찾은 이유?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14.07.22 13:48

"은신할 만한 곳 없는 밭이라 수색대상 배제, 변사체 유병언 짐작 못해"

(서울=뉴스1)서순규 기자 = 유병언 전 세모그룹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와 함께 현장에서 발견된 유류품이 22일 오전 순천경찰서에서 사진으로 공개됐다. 사진은 유 전회장의 것으로 추정되는 신발과 가방. 2014.7.22/뉴스1
전남 순천의 한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39일이 지나서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으로 확인됐다.

시신은 지난 5월말 유 전 회장의 흔적이 마지막으로 발견된 순천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 '숲속의 추억'에서 불과 2km 남짓한 거리에서 한 농민에 의해 발견됐다.

경찰은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관련 부동산이 밀집해 있고 한 때 유 전 회장이 은신처로 택한 곳과 가까운 지역을 샅샅이 수색했는데도 왜 시신을 찾지 못했을까.

22일 경찰청과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유 전 회장이 발견된 밭 일대를 수색하지 않았다. 사유지이고 은신할 만한 곳이 없는 밭이었기 때문에 수색대상에서 아예 제외한 것이다.

경찰은 유 전 회장과 조력자들이 숨어있을 만한 은신처를 위주로 수색대상을 물색했다. 구원파 시설이나 폐가,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터널 등을 주로 살폈다. 이동 도주로 차단을 위해 5개소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송치재 주변 143개소에 대해서도 수시로 수색했지만 유 전 회장은 근거리에서 사망한 채 장시간 방치됐다.

검찰과 경찰은 유 전 회장의 도피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자 순천을 빠져나가 밀항을 시도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적을 계속해왔다. 이성한 경찰청장도 22일 정례간담회에서 "(유 전 회장이) 비호세력의 도움을 받아 도피하는 걸로 생각했지 사망했다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검찰이 가족과 조력자 등 최측근들을 대거 검거해 수사하는 과정에서도 유 전 회장의 사망을 추정할 만한 진술은 전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경은 유 전 회장 도피가 장기화되자 "국내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조력자들을 추려내 추적하는 데 열을 올렸다.

경찰청장은 구원파는 물론 유 전 회장과 연관이 높은 지역에서 발견된 변사체를 단순 변사 사건으로 간주해 40일 가까이 공권력 낭비를 초래하는 실수를 범한 순천경찰서 관련자에 대해 문책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당시엔 (외관상) 변사체의 부패가 80% 가까이 진행됐고 (머리카락, 키 등도) 유병언과 연관 짓지 못했다"며 "(유류품도)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다가 국과수 감정 결과를 통보받고 추적한 것으로 지나고 보니 그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 전 회장 사망 원인은 물론 도피 중인 장남 유대균씨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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