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금융, 커피전문점 카페베네에 75억 투자한 사연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14.07.21 08:40

저금리 장기화에 수익률 만회 시도… 업계 1위 불구 IPO 쉽지 않아 우려

증권사들로부터 개인투자자의 예비 주식투자자금을 예탁 받아 관리하는 한국증권금융이 성장성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가 나오는 커피전문점 카페베네에 수십억원을 투자했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떨어진 수익률을 대체투자로 만회하겠다는 설명이지만 지나치게 공격적인 투자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증권금융은 이달 초 PEF(사모투자펀드)운용사 K3에쿼티파트너스가 카페베네 투자 목적으로 설립한 K3 5호 PEF에 75억원을 투자했다. 당초 내부적으로 승인된 투자한도는 100억원이었지만 투자규모를 66억원으로 줄였다가 막판에 9억원을 더 출자했다.

K3 5호 PEF는 2016년까지 카페베네 IPO(기업공개)를 추진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다. 전체 지분의 20%(149만1300주) 규모로 신규 발행되는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인수해 IPO 전까지 3%대 배당을 챙기고 IPO 이후에는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한 뒤 매각해 3% 이상의 차익을 챙긴다는 개념이다.

국내 1위 커피전문기업이 대상인 만큼 당초 상당수 연기금이 투자를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계획을 접었다는 후문이다. 올초 카페베네가 K3와 투자유치 협상을 벌일 때만 해도 당초 목표는 300억원이었지만 최종 유치금이 250억원에 그친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카페베네의 IPO가 쉽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카페베네는 2011년 IPO 계획을 내놓은 지 3년째 쓴잔을 마시고 있다. 2011년 영업이익 169억원, 당기순이익 119억원으로 승승장구했던 실적은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이탈리안레스토랑(블랙스미스), 베이커리(마인츠돔) 등 신규사업 실패가 IPO를 발목 잡은 만큼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때는 투자자들과 논의해 결정하기로 규정을 마련했지만 이것만으로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보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카페베네 RCPS의 주당 인수가격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총 224억원이 들어간 RCPS 149만1300주의 주당 가격은 1만5000원으로 카페베네가 한창 잘 나갔던 2011년 두차례에 걸쳐 발행한 RCPS 29만9900주의 발행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제회 관계자는 "지난 얘기지만 최근 실적 부진과 부채비율 급증을 인수가격에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면 투자를 결정하기 한결 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번 투자가 LG실트론 투자 건과 닮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금융은 2008년 보고펀드-KTB PE(프라이빗에쿼티)가 인수한 LG실트론 지분 투자에 인수금융 대주단으로 참여했다가 LG실트론의 IPO가 잇단 적자로 미뤄지면서 홍역을 치렀다.

시장 한 관계자는 "카페베네 미국법인이 지난해 순이익을 내는 등 해외진출 성과가 나타나고 있고 국내에서도 올 1분기 실적이 흑자로 다시 돌아선 게 그나마 다행"이라며 "K3 5호에 참여한 투자자들도 이런 점에 기대를 갖고 투자를 추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증권금융은 증권사들이 맡긴 투자자예탁금을 제외한 내부 여유자금 5조8000억원 가운데 80%가량을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대체투자 규모는 1조원 안팎으로 전체의 17%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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