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가운데는 '최소 3조원'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부지 가격 때문에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그룹 정도가 인수 후보자로 거론된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경우 17일 부지 인수에 나서겠다고 공식 선언한 반면 삼성은 별다른 반응이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한전 부지를 인수해 글로벌 5위 자동차그룹 위상에 맞는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뚝섬 부지에 110층 규모의 GBC 건립을 추진했지만 규제로 인해 무산됐다. 결국 남은 대안은 한전 부지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GBC를 건립해 서울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주요 계열사를 모두 모은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소재 현대차그룹 계열사는 30개사에 이르고 소속 임직원도 1만8000명을 넘고 있다. 반면 양재사옥 입주사는 5개사에 불과하고 근무인원도 5000명 안팎에 그치고 있다.
양재동 본사의 경우 부지 면적이 약 2만 3100㎡에 불과하지만 한전 부지는 7만 9342㎡에 달해 흩어져 있는 계열사를 모두 수용할 수 있다.
특히 현대차는 글로벌 통합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업무시설과 함께 △국내 최고 수준의 호텔 △대규모 국제회의가 가능한 컨벤션센터 △한류체험공간·공연장을 포함한 문화시설 △자동차박물관·전시장·체험관을 포함한 자동차 테마파크 △백화점과 쇼핑몰 등 각종 편의시설을 입주시켜 명실상부한 국제적 업무·관광·문화 거점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벤츠나 폭스바겐 같은 업체들은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며 "현대차도 본사와 자동차 박물관, 출고센터 등을 연계해 운영하면서 연간 수백만명이 찾도록 하는 랜드마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삼성, 조용한 행보… 철저히 실리 위주 베팅할 듯
삼성그룹은 한전 부지 입찰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입찰 참여와 불참 가능성이 반반인 상황이다.
삼성의 경우 한전 부지 입찰에 그룹 차원에서 참여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들이 자산운용을 위해 한전 부지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강남에 남아 있는 마지막 노른자위 땅인 만큼 인수를 하게 되면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한전 부지 인수에 나설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며 "일부 계열사에서 자산운용 목적으로 관련 내용을 검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결국 입찰에 참여하더라도 인수를 위해 무리하게 베팅을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투입 자금 대비 적정한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수준에서 금액을 써 낼 것이란 분석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