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창업가 강연엔 없는 진짜 창업 노하우?

머니투데이 하학봉 스타트컴 대표 | 2014.07.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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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창업 전쟁터에서 승리을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합니다.

/캐리커처=김현정 디자이너
올해로 스물여덟 살. 나는 취업이 아닌 창업에 몰두하고 있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현 정부 들어 창조경제와 창업이 강조되며 첫 창업을 시작했던 8년전과 달리 요즘 성공 창업자들의 강연이 전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나 역시 대학생 창업가로서 성공한 선배들의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종종 강연을 들으러 다닌다.

그러나 많은 성공 창업자의 강연을 들으면 들을수록 스스로가 작아지는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그들은 우리와 다른 특별한 DNA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예를 들어 좋은 학벌과 높은 기술력 그리고 그에 따르는 천운 말이다. 그리고 이들 특별한 성공 창업가들은 정작 (예비)청년창업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기업의 첫 매출을 어떻게 일궈냈는가?"와 같은 살아있는 경험담이나 정말 궁금한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다.

이에 지극히 평범한 DNA의 소유자인 나의 첫 매출 경험과 동료·후배창업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노하우를 나누고자 한다.

스무살에 달랑 70만 원을 자본금으로 동대문에서 노점상을 시작했다. 청바지를 싼값에 떼다 팔아 한 달간 50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전공인 경영학 지식을 이용해 상권을 분석하고 유동인구 연령대를 파악해 시간대별로 각 연령층이 좋아할 만한 청바지를 매대에 진열해두었던 게 수익을 올린 신의 한 수였다.

2년 동안의 첫 창업이 내게 큰 수익을 안겨다주진 못했지만 사업이 내 적성임을 확인시켜줬다. 이 경험을 계기로 나는 취업이 아닌 창업에 뛰어들었고 지난 2월 (주)스타트컴(www.startcome.com)을 설립했다. 온라인 행사모임 플랫폼 개발과 행사 및 컨벤션 기획으로 7월 현재까지 누적 매출 1억원을 올리고 있다. 올해 연 매출 목표액은 10억원이다. 청바지 노점상 첫 매출 500만원으로 시작해 현재 매출 1억원을 올리기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평범한 우리 (예비)창업자들이 창업을 하며 겪게 될 세 가지 난관에 대한 나만의 노하우를 나누고자 한다.

1. 아이템 개발 오래 걸리는 데 첫 수익창출 어떻게 하지?
▶많은 창업자들이 동경하는 스티브 잡스도 처음에는 지방 소매점에 나무로 된 컴퓨터를 납품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잡스라고해서 처음부터 혁신을 일으킨 것은 아니었다. 우리 창업가들은 반드시 돈이 되는 일부터 창업을 시작해 자본금을 마련해야 한다. 그 일이 외주를 받는 것이든 아르바이트든 또는 창업과 관련 없는 업종의 일이라도 매출을 내야 캐시 플로우(Cash flow)가 생겨 기업이 생존할 수 있다. 돈이 돈을 불러온다.

2. 프로토 타입까지 가려면 멀었다. 무엇으로 투자받지?

▶프로토 타입(시제품) 없이 투자 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엔젤투자자 및 VC(벤처캐피탈) 등은 자신에게 몇 배수의 이익을 가져다 줄 아이템을 선별해 신중하게 투자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부지원금은 어떨까? 초기 창업가들이 적게는 천 단위 많게는 억 단위까지도 가는 지원금을 상환 의무도 없는 상태에서 도덕적 해이 없이 제대로 활용 할 수 있을까? 반드시 자기 자본금을 넣어 "지원금 + 나의 돈"으로 자금을 운용해야 한다. 이때 자기 자본은 혈연이나 지인이 아닌 금융권에게 빌리고 스스로 갚아야 한다.

무섭고 겁도 나겠지만 창업가 본인이 자기 사업에 투자하지 못한다면 이는 창업가의 기본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업의 대표가 투자하지 않는 아이템이라면 누구라도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3.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던데 어떻게 쌓은 거지?
▶소위 잘나가는 성공한 사람의 연락처를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인맥이 좋다고 할 수 없다. 상대의 도움을 받기만 할 뿐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상대방은 나와의 인연을 인맥이 아닌 짐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인맥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여야 한다.

창업 포럼, 캠프, 대회에서 멘토와 강연자의 명함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소중한 인연은 창업을 시작하는 동료들이다. 그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 주기적으로 만나고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는 것이 진정한 인맥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내가 들려준 창업스토리는 남다른 능력을 갖춘 성공창업자의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지극히 평범한 청년창업자의 현실적인 경험담이라 할 수 있다. 언젠가 이 글이 성공 창업자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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