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엘라의 초콜릿박스] '시간'을 기억하는 시간(2)

머니투데이 노엘라 바이올리니스트 겸 작가 | 2014.07.26 05:32
딱딱하기만 한 고체로 만들어진 시계가 치즈처럼 녹아 축 늘어져 있다. 그림은 마치 꿈속에서 본 듯한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달리는 태양에 녹아내리는 까망베르 치즈에서 영감을 받아 초현실주의적 시각으로 작품을 그렸다고 말한다. 꿈속에서 우리는 시간을 뛰어넘는다. 현실에서 존재하는 시간이란 개념은 꿈에선 감쪽같이 사라진다. 꿈에서 우린 어린 시절로 돌아가기도 하고, 내일을 먼저 경험하기도 하고, 시간을 인식하지 못하기도 한다. 꿈에서 시간은 그렇게 녹아 버린다.

현실에서 시간은 초단위로 흘러간다. 딱딱한 시계 바늘은 일정하게, 부지런히 움직인다. 한 방향으로. 우리는 시간을 되돌릴 수도, 미래에 가볼 수도 없다. 우리는 주어진 시간 안에서 일분 일초를 다투며 살아갈 뿐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시계바늘만큼이나. 하지만 그렇게 굳어진 시간 안에 우리의 생각은 한자리에 머물지도, 시계처럼 일정하게 흘러가지도 않는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간에 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10년전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그 생각을 한지 1초도 안되, 일주일 후를 걱정하기도 한다. 이렇게 과거 현재 미래는 생각 속에서 공존한다. 생각 속에서 시간은 그렇게 유연하다.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드는 유연함만큼이나 시간은 상대적이다. 같은 5분일 지라도 좋아하는 사람과 있을 때와 싫어하는 사람과 있을 때가 다르고, 서로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이 같은 음악을 들을 때 서로 체감하는 시간이 다르듯 시간은 절대적이 될 수 없다. 결국 시간이라는 것은 생각 안에서 결정된다고 할 수도 있겠다.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처럼 과거가 현재의 기억에 비추어 현존한다면 기억이 지속되는 한 과거는 존재할 것이고, 같은 맥락에는 미래는 지금의 내 생각이 만들어낸 결과일 테다. ‘시간이 없어서’란 말을 입에 달고 사는 현대인들. 우리는 어쩌면 이미 시간의 지배를 받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생각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시간을 지배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지금보다 갑절은 길어지지 않을까?

생각은 참으로 많은 것을 변화시킨다. 불가능해 보이는 시간조차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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