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알지 못했던 '고성 8경'의 매력…강원도 화진포(花津浦)

딱TV 조용만 어반트래블 대표 | 2014.07.13 08:42

[딱TV]익숙한 여행지, 몰랐던 매력

편집자주 | 조용만의 딱거기 - 구름에 달 가듯 가는 나그네, 구름여행자.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관광 정보 대신 여행이 주는 여백의 미를 전해드립니다.

올 여름 가장 인기있는 여행지로 꼽힌 '강원도'. 낯익은 지역임에도 미처 놓칠만한 세 지역을 3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고성 8경중 하나인 '화진포(花津浦)'의 탁 트인 전경을 만나보세요.


강원도 고성군 최북단에 있는 해수욕장들 중 하나인 화진포 해수욕장. 화진포라는 명칭은 사실 이곳의 해수욕장 뒤편에 있는 호수를 지칭하는 말이다.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바다와 격리된 자연 그대로의 석호(潟湖)로서 지하를 통해 해수와 섞이기 때문에 담염호(淡鹽湖)라고도 불린다. 이런 석호는 강원도 해안가에 많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경포호, 청초호, 영랑호 등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화진포는 제일의 경치를 자랑하는 곳이다.


↑ 화진포 전경 (출처: 강원도 화진포 정보화 마을)


곧게 뻗은 금강소나무로 둘러싸인 화진포의 수려한 경치는 고성 8경 중 세 번째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한국전쟁 이전에는 북한 지역의 땅이었기 때문에 북한 김일성의 별장(화진포의 성)이 있다.

전쟁 후에는 이승만 전 대통령과 이기붕 전 국회의장도 이곳에 별장을 마련해 이용했었으니 어느 정도인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지금 이 별장들은 제각각 화진포 역사안보 전시관으로도 이용되고 있지만, 명칭은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 김일성 별장사진 (출처 : 한국관광공사)


↑ 이승만 별장사진 (출처 : 한국관광공사)


화진포 해수욕장은 해변의 모래가 곱기로 유명하지만, 그 진정한 매력은 바다를 만나기 이전에 있다. 북으로 향해 7번 국도를 달리다가 거진(巨津)을 지나면서 동쪽인 바다 방향으로 빠져나오면, 넓은 호수와 병풍처럼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들이 보인다. 바다로 뛰어들기보다 먼저 그 길을 걷고 싶어진다.

최근 들어 제주도의 올레길을 비롯해 걷기에 대한 열풍이 일어났다. 전국 지역마다 나름 그 고장의 특성을 살려 둘레길이나 바래길 등의 이름으로 생겨났는데, 이곳 화진포 또한 어느 고장 못지않은 아름다운 둘레길이 호수를 둘러싸고 있다. 아주 무더운 여름이라도 해가 뜨거워지기 전 오전에 산책길을 따라 걷다가 오후에 바다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 화진포 지도 (출처 : 구글 지도)



호수를 에둘러서 조성된 산책길은 총 11km에 달한다. 특히나 호수 남쪽으로 호숫가를 따라 놓인 화진포 산책로(붉은 선)는 화진포를 돌아보는 길 중에서 백미를 자랑한다. 화진포 산책로는 약 2.5km 길이로 천천히 걸었을 때 30~40분이면 충분하다.

이른 아침에 우거진 수풀 사이를 걸으면서 호수에 일어나는 물안개를 바라보는 경치가 아주 일품이다. 조용한 길을 걸으며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는 재미까지 곁들인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지도 중앙 부분에 보이는 7번 국도에서 소나무길을 가로질러 호수를 향해 나오는 1km 정도 거리의 솔숲 산책길(보라색 선)도 짧지만 괜찮다.

↑ 화진포


↑ 화진포 소나무 길


화진포에는 화진포 생태박물관, 화진포 해양박물관 등 가족과 함께 다양한 방법으로 여가를 보낼 명소들이 있다. 화진포 해양박물관은 크게 패류박물관과 어류전시관으로 나뉘어 있는데, 두 전시관이 천정에 조성된 수족관으로 이뤄진 해저 터널로 연결된 점이 특이하다. 전시 품목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무색할 만큼 다양한 패류와 어류를 볼 수 있다. 자녀와 함께한다면 좋은 교육 현장이 될 수도 있다.



↑ 해양박물관


또한, 해양박물관에서 산책로를 따라 김일성, 이기붕의 별장이 있는 곳으로 가면 예전에 군 수색대가 위치했던 자리에 2013년 6월에 준공된 생태박물관도 있다. 역사 교육과 함께 생태체험도 즐길 수 있다.


↑ 생태박물관

화진포로 뭔가 부족하다면 반나절 정도 시간을 내 북쪽에 있는 통일 전망대를 다녀오는 것도 권할만하다. 고성의 통일 전망대 역시 고성 8경의 여섯 번째에 해당하는 곳이다. 북으로는 금강산 자락과 맞물려있는 해변과 남쪽으로는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통일 미륵불이 마리아상과 함께 어우러져 가슴이 탁 트인다.






북한의 금강산까지는 최단 거리로 16km 정도밖에 되지 않아 날씨가 좋은 날은 금강산의 비로봉(毘盧峰:1,639m)까지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가까이 보이는 해금강의 만물상(萬物相), 부처바위, 백바위, 구선봉(九仙峰) 등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애절한 마음을 느끼게 된다.


↑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쪽 해안


통일 전망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10㎞ 전에 있는 통일 전망대 출입신고소에 신고하고 가야 한다. 동행자 모두 신분증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대표자는 꼭 신분증을 소지하고 가야 한다. 통일 전망대 바로 옆에 있는 DMZ 박물관도 역사의식과 안보의식을 고취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뒤편으로 정원과 DMZ 철책선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 DMZ 박물관 산책로


지금은 새 도로로 예전처럼 구불구불한 도로를 지나지 않고 빠르게 도착할 수 있다. 도는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이용 후 인제군을 지나 한계령 삼거리에서 다시 미시령과 진부령이 갈라지는 곳인 용대삼거리까지다. 길만 막히지 않는다면 화진포까지는 서울 강동지역을 기점으로 3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여름철 휴가지로 많이 찾는 강원도 해수욕장은 대부분 속초 주변에 국한되어있다. 해수욕장 뿐만 아니라 교통의 편리성과 주변 관광지, 시내로의 접근성 등 여러 가지를 비교했을 때 북쪽으로의 이동은 여러 면에서 제약을 가져왔다. 하지만 이번 여름에는 화진포를 중심으로 동선을 계획해 보는 것도 조금 색다른 휴가를 느끼지 않을까 싶다.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7월 13일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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