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家 '형제의 난' 2라운드…차남이 형·동생 겨냥 고발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14.07.09 08:11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형·동생이 대주주인 계열사 대표 배임 혐의 고발

조현준 사장과 조현문 전 부사장, 조현상 부사장.(왼쪽부터)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형 조현준 사장과 동생 조현상 부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그룹 계열사의 배임횡령 혐의를 수사해 달라며 검찰에 고발했다. 형과 동생에 대한 고발이나 다름없는 것이어서 효성가 '형제의 난'이 2라운드에 접어든 모습이다.

9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10일 효성그룹 계열사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와 (주)신동진의 최현태 대표를 특정경제가중처벌법의 업무상 배임과 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조사부에 배당했다.

이들 두 회사는 효성가 3형제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트리니티는 조 사장의 지분이 80%, 조 부사장 지분이 10%고, 신동진은 조 부사장의 지분이 80%, 조 사장의 지분이 10%다. 조 전 부사장도 이들 회사 지분을 각각 10% 보유 중이다.

조 전 부사장은 트리니티가 조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에 자금을 대여하고 출자 전환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66억원 가량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리니티가 해외 페이퍼컴퍼니가 인수했던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의 신주를 다시 사들여 42억원의 손해를 보고, 신동진도 부실계열사를 인수하면서 수십억원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부사장은 "트리니티와 신동진의 손실은 결국 최대주주인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의 이익으로 이어졌다"며 "이같은 행위가 형과 동생의 지시나 묵인 아래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2월 보유하고 있던 효성의 지분을 처분하고 회사를 나갔다.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이 있어 변호사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겠다고 홍보대행사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그간 후계 구도를 놓고 겪은 갈등이 실제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의 퇴사 이후 효성은 국세청 세무조사와 검찰 수사가 이뤄져 최근 조석래 회장 등이 조세포탈과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조 전 부사장은 트리니티와 신동진의 회계장부를 보여 달라고 회사 측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하자 법원에 장부를 열람하게 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해 일부 인용 결정을 받아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를 토대로 회계장부를 분석해 고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효성 측은 고발 내용에 대해 "적법한 경영 판단에 따라 이뤄진 계열사의 정상적인 투자활동"이라며 "검찰 조사 과정에서 적법하다는 것이 해명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계열사 가처분에서도 대부분 조 전 부사장이 패소했는데, 똑같은 내용으로 다시 형사고소까지 하는 것은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며 "경영에 이사로 전반적으로 참여했던 사람이 자세히 내용을 알고 있을 터인데 퇴직하고 나서 몸담고 있던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계속하는 것은 불순한 의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베스트 클릭

  1. 1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2. 2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3. 3 "욕하고 때리고, 다른 여자까지…" 프로야구 선수 폭로글 또 터졌다
  4. 4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
  5. 5 "6000만원 부족해서 못 가" 한소희, 프랑스 미대 준비는 맞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