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7월 위기 넘겼지만 9월 또? 당국 '강력 경고'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14.07.07 16:20

김준기 회장 장남 남호씨, 금융권 차입 3000억 육박…금융당국 "버티면 동부화재 지배권, 장담못해" 경고

동부그룹이 7월 위기를 가까스로 넘겨 시간을 벌었다. 9월부터 또다시 줄줄이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신속한 자산매각 등으로 현금을 얼마나 빨리 마련하는가가 관건이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장남 남호씨의 금융계열사 지분을 지금처럼 내놓지 않고 버티다가는 자칫 동부화재조차 잃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계열사 매각을 위한 시간을 최대한 벌려면 대주주 일가가 연대책임을 져야한다는 얘기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그룹은 7월 회사채 만기도래분 2200억원 상환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우선 동부제철(700억원)은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절차가 7일부터 개시돼 채권단이 신속인수제 등으로 지원해준다. 동부제철의 8월 만기 회사채 400억원도 채권단의 몫이다. 4일 동부메탈(300억원), 8일 동부팜한농(700억원) 회사채도 막았거나 막을 예정이다.

골칫거리였던 동부CNI(7일 200억원, 14일 300억원)는 자체 자금이 부족해 결국 대주주 일가가 호주머니를 털었다. 동부CNI가 보유하던 동부팜한농 주식 2267만여주를 635억원에 남호씨와 주원씨(김 회장의 장녀)에게 팔아 유동성을 마련했다.

이로써 9월까지는 시간을 확보했다. 그러나 9월부터 위기는 다시 시작된다. 11일 동부CNI가 200억원, 27일 동부건설이 5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맞는다. 동부건설은 11월에도 344억원이 돌아온다. 동부메탈은 10월 300억원, 내년 5월까지 1520억원을 차례로 상환해야 한다.


따라서 매각을 추진 중인 동부발전당진이나 동부인천스틸(동부제철 인천공장) 등 계열사를 빨리 팔아서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채권단은 지금이라도 추가 담보, 즉 금융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남호씨의 동부화재 지분을 제공하고 돈을 빌려 자산매각까지 시간을 버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채권단 관계자는 "동부CNI도 사정이 급하니 오너 자녀들의 자금으로 회사채를 갚지 않느냐"며 "대주주가 여력이 있으면서도 국가(산업은행)의 돈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은 모럴헤저드"라고 비난했다.

당국도 우려한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사태가 악화되면 금융계열사 지배권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라고 경고했다.

남호씨는 이미 동부화재 지분 등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3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동부그룹 위기가 심화돼 주가가 하락하면 담보가치가 떨어지고 은행이 상환 요구에 나서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 고위관계자는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리면 그토록 지키고 싶어 하는 동부화재도 뺏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동부그룹은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 비금융계열사와 지분관계와 지배구조가 별개인 동부화재 지분을 내놓으라는 채권단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계열사 매각 등을 빠르게 진행해 유동성 위기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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