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 스마트폰으로 집 안의 기기 관리 알아서 척척

조은아 기자  | 2014.06.30 17:38

위모, 반영구식 전구에 똑똑한 비서까지....생활패턴 공략


바쁜 아침 출근길, 서둘러 집을 나와 버스에 오른 순간 ‘아차!’. 거실 불과 에어컨을 제대로 끄고 나왔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기에 발걸음은 회사로 계속 향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불안하다.
사물인터넷(IoT) 시대 도래로 현대인의 ‘깜빡증(건망증)’과 불안이 해소될 듯하다. 스마트폰으로 집안 조명과 가전 기기의 전력을 통제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IoT는 조명뿐만 아니라 집 안 곳곳에서 대활약하며 ‘스마트 홈’을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 지능주택관리, LBS(Location based Service. 위치기반서비스) 방범 외출 보안시스템, 냉난방 환기 자동조절, 취약 계층 원격 케어서비스 등이 그것이다.
사실 ‘스마트홈’ 사업은 이미 10년 전부터 논의되어 온 주제다. 그동안 구체화한 서비스 대신 독자 플랫폼 논의만 지속되면서 이렇다 할 발전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혁신 제품이 나오면서 스마트홈 기대가 커지고 있다.

평균 수명 23년 자동 전구 위모
위모 LED라이팅 스타터 세트
대표 사례가 바로 컴퓨터 액세서리 전문 업체 벨킨(belkin)의 ‘위모(WeMo)’다. 벨킨은 지난해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CES에서 처음 위모를 공개한 뒤 올해 업그레이드판 위모를 출시, 주목받고 있다. 위모는 홈 자동화 솔루션으로, 스마트폰으로 불을 켰다 끌 수 있다. 콘센트에 위모를 꽂으면 콘센트와 연결된 가전 기기의 전력을 통제하고 전기 소모량을 체계화해 관리한다. 위모는 와이파이, 3G, 4G 등 인터넷망과 연결돼 있어 집 밖에서 스마트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집 안 가전 기기의 전원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위모 시리즈의 종류는 여러 가지다. 불을 껐다 켤 수 있는 위모 라이트 스위치(WeMo Light Switch), 가전제품 전원을 조작하는 위모 인사이트 스위치(WeMo Insight Switch), 집 안 조명을 관리하는 위모 스마트 LED 전구(WeMo Smart LED Bulbs) 등. 위모 스마트 LED 전구와 위모 제품군을 조합한 위모 LED 라이팅 스타터 세트(WeMo Lighting Starter Set)’는 기존의 전구를 대체하기 위해 야심차게 개발됐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사용해 집 안 어디에서나 전등을 각각 또는 한꺼번에 제어하고 관리한다. 하나의 위모 링크에 50개의 위모 스마트 LED 전구를 추가할 수 있고, 각각 또는 그룹으로 지정해 관리할 수도 있다. 벨킨이 개발한 LED전구 색 온도는 3000K 정도로 백열전구보다 좀 더 밝고 따뜻한 할로겐 전구 수준이다. 하루 3시간 사용한다고 했을 때 평균 수명은 약 23년으로, 전구를 갈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위모는 단순히 무선으로 가전제품을 조작하는 제품이 아니다. 생활패턴에 맞춘 스케줄러 기능도 갖췄다. 예컨대 평소 습관이나 일정을 앱에 설정해 두면 집에 오는 시간에 맞춰 집 안의 조명이 켜진다거나 밤에 잠들 때 침실 조명이 점차 어두워지고 알람이 울리기 전에 조명이 켜지는 식이다. 철저히 소비자의 생활패턴을 공략했다고 할 수 있다.

이용자 중심 제품만이 살아남는다
지금까지 IoT 사업은 정부 주도의 기업 간 전자상거래(B2B) 중심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 초 미국 시장조사 기관 스트레티지 애널리스틱은 “스마트홈이 기업과 소비자 간 전자상거래(B2C) IoT 시장 개화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많은 개인 제품을 보유한 공간인 집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사물이 센서를 통해 아무리 지능화되어도 결국 IoT의 중심은 바로 사람이다. 전문가들은 생활용품에 단순히 센서를 달고 그에 따른 정보를 받아보는 수준이라면 지속 이용을 끌어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소비자 생활패턴을 공략하는 벨킨의 위모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령 사용자가 팔찌나 시계 형태의 IoT 제품을 사용하고 있고, 더운 날씨 탓에 야외에서 체온이 높아진 상태라고 할 때 사용자가 직접 스마트폰으로 에어컨을 미리 실행해 두는 것이 아니라 몸에 부착한 IoT 제품이 집에 있는 에어컨에 해당 신체 정보를 전달해 실내 온도를 미리 조절하게 하는 것이 바로 사용자 중심의 제품이다.

그동안 기술 역사를 보면 사용자 중심 원리를 간과해 실패한 기술이 많다. 위성전화서비스 이리듐, 위성 라디오 시리우스는 혁신할 만한 기술력임에도 사용자들로부터 외면 받은 사례에 꼽힌다. 신동희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는 “실패한 제품의 공통점은 사용자의 욕구를 정확히 분석해 내지 못하고 사용자 중심 원리를 간과했다는 점이다. IoT가 이처럼 실패한 기술로 사라지느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혁신하느냐는 문제는 사용자 중심과 기술 중심 디자인 사이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음성인식 삼성 vs 문자채팅 LG
국내 스마트홈 시장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홈과 LG전자의 홈챗이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는 ‘IoT’ 개념이 적극 도입되고 있는 스마트홈 네트워크 시장 진출에 공세를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CES에서 ‘Smart Living & Beyond(스마트한 삶, 그 이상의 가치)’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삼성스마트 홈’ 서비스는 기존의 생활가전, 스마트폰, 태블릿PC를 비롯해 웨어러블 기기 갤럭시 기어까지 하나로 묶어 낸 통합 플랫폼이다.

삼성 스마트홈은 음성인식 기능을 이용해 집에 들어서면서 ‘귀가’라고 말하면 집 안의 조명과 TV 등을 동시에 켤 수 있고, 나갈 땐 ‘외출’이라고 말해 모두 끌 수도 있다. 외부에서 앱으로 집 안의 모든 기기를 제어하고 관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단계별로 스마트홈 서비스 기능과 대상 품목을 확대해 나갈 계획으로, 다른 전자업체 기기들과도 연동되는 개방형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LG전자는 미국 등 전 세계 3억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 메신저 ‘라인(Line)’과 손잡고 ‘홈챗(HomeChat)’을 선보였다. 홈챗은 로봇청소기, 냉장고 등 스마트 가전제품과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집에 도착하기 30분 전에 미리 에어컨에 ‘24도로 운행해’라고 메시지를 보내면 에어컨이 작동함과 동시에 ‘네’라고 답장을 보낸다.
LG전자는 홈챗 서비스 이후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DBMS)을 구축, 빅데이터 개념을 접목시킬 예정이다. 홈챗 서비스가 더욱 발전하고 데이터가 축적되면 전자기기가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어서 필요한 설정을 제안하고 챙기는 세상이 올 것이란 관측이다.
echo@mt.co.kr

[COVER STORY] intro 기업별 경쟁 현황
[COVER STORY] 사례1 디즈니랜드의 매직밴드
[COVER STORY] 사례2 페덱스의 센서 어웨이
[COVER STORY] 사례3 스마트 홈케어 위모
[COVER STORY] 사례4 헬스케어 웨어러블 기기
[COVER STORY] 정책방향 개방형 IoT 생태계 조성
[COVER STORY] 센서기술 시공초월해 정보 얻고 기능 수행
[COVER STORY] 디바이스 길 안내부터 치매 예측까지
[COVER STORY] 공공서비스 총소리 들리면 바로 위치 추적
[COVER STORY] IoT 해결과제



베스트 클릭

  1. 1 조국 "이재명과 연태고량주 마셨다"…고가 술 논란에 직접 해명
  2. 2 "싸게 내놔도 찬밥신세" 빌라 집주인들 곡소리…전세비율 '역대 최저'
  3. 3 한국은 2000만원인데…"네? 400만원이요?" 폭풍성장한 중국 로봇산업[차이나는 중국]
  4. 4 "거긴 아무도 안 사는데요?"…방치한 시골 주택 탓에 2억 '세금폭탄'[TheTax]
  5. 5 "아이 낳으면 1억 지원, 어때요?" 정부가 물었다…국민들 대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