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재력가-시의원 '스폰서' 정황 포착"…제3의 살해동기?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신현식 기자 | 2014.06.30 17:50

경찰 "단순 채무 관계외 인허가 관련 등 '제3의 가능성' 염두 수사확대"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지난 29일 서울 강서경찰서는 3월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빌딩 건물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자산가 송모(67)씨 피살 사건의 피의자인 팽모(44)씨가 검거됐다고 밝혔다. 피살된 수천억원대 재력가인 송모(67)씨는 김모(44) 서울시의원의 청부살인 부탁을 받은 팽모(44)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청부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44) 서울시의원은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을뿐만 아니라 뒤처리도에도 심혈을 기울이며 "완전범죄"를 노린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 현재 김씨는 경찰에 "팽씨가 중국으로 도주한 후 전화상으로 송씨를 살해했다고 얘기해 범죄사실을 알게 됐다"며 "나는 송씨에게 돈을 빌린 적이 없다. 내가 팽씨에게 돈을 갚을 것을 독촉하자 팽씨가 돈을 훔치기 위해 송씨를 살해한 것으로 짐작된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사진은 검거된 피의자의 압수품을 공개하는 모습. 2014.6.29/뉴스1
수천억대 재력가 송모씨(67)에 대한 살인청부 혐의로 서울시의원 김모씨(44)가 구속된 가운데, 김씨의 범행 동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두 사람 사이의 채무관계가 범행동기로 주목받았지만 '제3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사실상 '스폰서'인 송씨로부터 5억여원 이상의 돈을 받으며 이권 관련 요구와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아왔을 것으로 보고, 제3의 범행 동기를 밝혀내는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30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송씨가 김씨에게 준 돈은 송씨 사무실에서 발견된 차용증에 명시된 5억2000만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송씨가 단순히 1회성으로 돈을 빌려준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사실상 '스폰서' 역할을 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

경찰 관계자는 "김씨에게 5억2000만원만 간 게 아니다. 무슨 건이 있어서 그 건에 대해서만 5억2000만원을 준 것이 일단 확인된 것뿐"이라며 "김씨는 송씨와 뭔가를 계속 주고받는 지속적인 관계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송씨는 김씨에게 범행 직전까지도 관내행사 같은 게 있을 때 찬조도 해주고 모 호텔에서 김씨가 술 마시고 영수증 가져오면 송씨가 계산을 다 해준 건 알려진 일"이라며 "술값 계산서 금액만 7000만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를 근거로 자신이 송씨와 관계가 좋았다며 살인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는 5억2000만원 차용증에 대해서도 "송씨가 술자리에서 '쓸 곳이 있으니 빚은 없지만 만들어 달라"고 요구해 만들어줬다며 채무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도 단순히 돈 5억여원 때문에 송씨가 김씨에게 압박을 가할 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송씨는 돈을 받을 게 있으면 굳이 얼굴 붉히고 압박을 안 한다. 송씨는 생전에 돈 받을 일 있으면 그냥 법원 소송 걸어서 받아오던 사람"이라며 "돈 못 갚는다고 지방선거 출마 못할 이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경찰은 채무관계 이외에 제3의 범행동기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송씨로부터 장기간 돈을 지원받아온 김씨가 송씨로부터 대가성 요구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2010년 처음 시의원이 된 후 그해 12월 송씨로부터 5억여원을 받았으며 올해 초 임기가 종료되기 직전 송씨를 살해한 것도 설득력을 높인다고 말했다. 김씨가 임기 내에 어떤 요구를 들어주지 못하게 되자 압박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송씨가 김씨에게 인·허가 관련 압박을 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내용을 확인 중이다. 김씨는 2010년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와 운영위원회에서 상임의원으로 활동했으며, 검거된 당일인 지난 24일에도 해당 위원회 위원장에 출마하기로 했을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어떤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는 조사 중"이라며 "진술해줄 송씨가 사망했기 때문에 일단 주변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불과 몇 년 전 시의원이 되기 전만 하더라도 끼니도 못 때울 정도로 경제사정이 열악했다가 시의원이 된 후 2012년 갑자기 집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스폰서'인 송씨가 단기간 재산 증식에 기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리고 이를 대가로 송씨로부터 끊임없이 '어떤 요구'를 받아온 김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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