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성능 기준, '배기량'이 아니다…아우디의 '달라진 계산법'

딱TV 최욱 칼럼니스트 | 2014.06.30 10:16

[딱TV]'힘'보다 '효율'…자동차의 이름을 바꾸다

편집자주 | 최욱의 딱오토 -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실 본인조차 자동차를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될 줄 몰랐던 사람. 첫 직장으로 독일의 자동차 회사와 연을 맺게 되면서, 보통 사람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을 수 있는 자동차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자동차 모델명에서 빠지지 않는 '배기량'은 자동차 성능의 비교 기준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최근 아우디가 이 기준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아우디의 새로운 명명법을 통해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읽을 수 있다.


현대 소나타 2.0 혹은 2.4, 벤츠 S600, BMW 320d, 아우디 A7 3.0TDI.

자동차에 큰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도, 위 차종들의 배기량이 얼마인지는 알 수 있을 겁니다. 혹 모르셨다면, 위에 적힌 숫자에 주목하세요.

보통 자동차 후면부에 모델명과 함께 표기되는 숫자가 배기량을 나타냅니다. 법으로 정해놓은 것도 아닌데, 언제부턴가 자동차 회사들 사이에서 그렇게 표시하는 것이 관행이 됐습니다.



소나타 2.0와 2.4는 대략 2리터 엔진과 2.4리터 엔진이, 벤츠 S600은 6리터 엔진이, BMW 320d는 2리터 엔진이, 아우디 A7 3.0TDI는 3리터 엔진이 들어간다는 뜻입니다.

자동차에 조금 더 관심을 두고 계신 분들은 BMW 320d와 A7 3.0TDI가 디젤엔진이라는 것까지 알아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얼마전, 아우디는 새로운 모델 명명법을 적용한 'A7 55TDI'을 내놓았습니다. 기존의 상식대로라면 ‘어? 5500cc라도 되나?’ 싶겠지만, 아니더군요.





55는 성능을 표시하는데, 중력가속도 1G를 100으로 봤을 때, 차량의 가속 성능이 55에 달한다는 뜻이라는 군요. 이는 꽤 복잡한 계산 방식을 거칩니다.


예컨대, 100km/h를 초당 미터 단위로 계산하면 27.77m/s입니다. 이 값을 아우디 A7 55TDI의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 5.3초로 나누면, 이 차량의 가속도 값(5.24m/s2)이 나옵니다. 이 값을 다시 중력가속도(9.8m/s2)로 나누고(0.53), 1G를 100으로 변환 후 반올림 표기를 하면 55가 나온다는 계산입니다. 참 쉽죠?

아우디가 이토록 복잡한 셈법을 도입한 이유가 뭘까요?

자동차 배기량과 자동차 성능이 비례하던 시대는 지나간 지 오래입니다. 배기량을 낮춰 연비 효율은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줄이면서도 성능은 업그레이드한 다운사이징 엔진 장착이 자동차 제조사에 유행처럼 자리 잡고 있죠.

여기에 엔진과 함께 전기모터를 병용하는 하이브리드차나 기존 엔진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100% 전기차가 출시되면서, 더는 엔진의 배기량이 자동차의 성능을 대변할 수 없게 됐습니다.

기존 명명 규칙에 익숙해져 있는 고객들의 거부감이 있겠지만, 아우디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최초의 변화를 시도한 셈입니다. 이렇듯 자동차 시장은 스마트 카, 친환경 자동차를 화두로 패러다임이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6월 30일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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