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중국시장을 진짜 잘 아는 현지인들을 만나서 투자와 협업을 논의해 보고 싶지만 아직까지 그럴 수 있는 관문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시장을 보다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관련 있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실질적인 도움을 얻고 싶다"며 바람을 토로했다.
A씨의 바람은 어쩌면 진작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중국 시장을 바라보던 전 세계 각국의 정부, 기업, 사업가들은 중국 푸젠성의 항구도시 샤먼을 찾았다. 매년 9월 샤먼에서 열리는 중국국제투자무역상담회(China International Fair for Investment and Trade·CIFIT)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거나 투자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이다.
CIFIT은 중국에서 유일한 전국적 단위의 양방향 상호투자 촉진 행사다. 아직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글로벌 차원에서는 중국시장 진출과 현지투자, 투자유치 등에서 실효를 거둘 수 있는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끌어들인다'(引進來)와 '나간다'(走出去)를 모토로 하고 있는 CIFIT은 중국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 중국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싶은 기업, 중국시장 진출 시 파트너와 지원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주로 참여한다.
30만㎡(9만평)의 국제투자무역전시관 12개 전시구역에서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각국 중앙·지방정부, 투자유치 기관, 민간기업들이 부스를 만들어 상품을 전시하거나 홍보전과 투자유치전을 벌인다.
CIFIT은 또 '매치메이킹 심포지아'(Matchmaking Symposia)라는 투자 중개 프로그램을 통해 마치 중매쟁이처럼 투자 '하기' 원하는 이와 투자 '받기' 원하는 이를 이어준다. 참가 기업들은 중국 등 전 세계 투자자들 앞에서 투자설명회도 개최할 수 있다"며
지난해에는 중국 중앙·지방정부 인사, 기업가, 투자자 등 4만123명과 해외 118개국에서 온 1만5173명 등 총 5만5000여명이 참가했으며 총 1386건(4206억위안·69조원 규모)의 투자 및 무역 계약이 성사됐다.
세계 최대 규모인만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가리지 않고 참여가 활발하다. 지난해 미국의 전시공간은 1980㎡(600평)에 달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100명 이상이 참가했다. 참여 기업들의 업종은 정보기술(IT), 신소재,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서비스업의 비중도 높다.
CIFIT 조직위원회 측은 머니투데이에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중국 진출의 가장 직접적인 경로를 통해 가장 적합한 투자 프로젝트와 좋은 투자협력 파트너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외기업의 효과적인 중국시장 진출 방안으로는 여전히 중국 자본과의 합자나 합작기업(조인트 벤처·Joint Venture) 형태가 꼽히고 있다. 이같은 진출 방식에서는 신뢰할 만한 파트너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CIFIT을 통해 중국 현지 투자자들과 기업인, 중앙·지방정부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것은 큰 기회다.
텅빙셩 장강상학원(CKGSB) 교수는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엔터테인먼트 등 소비산업에서 앞선 노하우를 배우려는 중국 기업들의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 의지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때 중국 기업과 합작을 하려는 한국 기업들은 어떤 파트너와 일할 지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IFIT은 18년째 이어지고 있는 세계 최대의 투자 이벤트이며 시간이 갈수록 그 가치가 높아지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의 관심과 참여는 전무한 편에 가깝다. CIFIT 관계자들은 "중국과 정치적으로 갈등이 깊은 일본의 기업들도 참여하고 있는데 정작 우호적인 한국 기업들은 참여가 없어 아쉽다"고 말한다.
이에 동아시아 미디어 허브를 지향하는 머니투데이는 지난해 현지 실사 등을 통해 CIFIT이 국내 기업들에게도 중국 진출과 투자유치의 효과적인 관문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고 1년여에 걸친 노력 끝에 올해 국내 최초로 공식 대행 자격을 취득, 참가를 희망하는 국내 기업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오는 9월 8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18회 행사에서 기본적으로 전시부스를 통한 홍보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예정이며 기업 희망 시 정해진 절차를 거쳐 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 기회를 제공하고, 중국 중앙·지방정부 고위관계자들과의 미팅을 주선하거나 중국시장에서의 마케팅과 홍보 전략에 대한 자문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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