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이나 응원하지 왜 직원들을 동원해요?"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 2014.06.18 09:56

[2014 브라질 월드컵]오전 7시 경기 중계시각이 빚은 회사들 '천태만상'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2014 브라질 월드컵 한국과 러시아의 경기가 펼쳐진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경기 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2014.6.18/뉴스1

18일 아침 7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경기를 두고 직장인들의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L사에 다니는 신모씨(32·여)는 경기를 하루 앞둔 저녁 회사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 뜬 사장의 메시지를 보고 기겁했다, "아침 7시 응원전을 위해 샌드위치값을 지원할 테니 회사로 전원 나와 응원하라"는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자유롭게 참석하는 줄 알았지만 곧 이어 또다른 상사가 "조금 늦는 것은 봐주겠다"고 덧붙이자 짜증이 밀려왔다.

신씨는 "축구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보면 모르겠지만, 축구 문외한인 사람들까지 강제로 동원하면 무슨 응원이 되겠느냐"며 "DMB로 지하철에서 시청하며 출근하려고 생각했는데 아침 일찍부터 회사 가서 보면 흥도 안 날 것 같다. 퇴근 일찍 시켜줄 것도 아니지 않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S사는 사내에서 월드컵 경기 중계방송을 틀어주지 않기로 하자 노사협의회장이 직접 나섰다. 이 회사 노사협의회장은 인트라넷에 글을 올려 "인근의 동종업계 D사는 오전7시부터 9시까지 유급으로 월드컵을 보여주기로 했다"며 "3주 전부터 협조 요청했지만 그룹 핑계 대면서 단칼에 거부당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D사 관계자는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게 해서 직원들 사기 진작 시키고 국민들 응원 열기에 힘을 보태고자 하는 목적이 가장 컸다"면서도 "생산업체 특성상 직원들이 궁금증을 못 이기고 스마트폰 등으로 시청하다가 안전사고가 발생할까봐 예방차원에서 본 이유도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들이 마음 편히 월드컵 경기를 보고 올 수 있도록 출근시간 자체를 늦춘 회사도 상당수다. M사는 18일 전 직원들이 오전 10시 이후 출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M사 직원 유모씨는 "많은 시간 쓰는 것도 아니고 아침 출근시간 1시간 늦추는 걸로 회사 업무에 큰 지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대신 퇴근시간이 늦춰졌지만 마음 편히 경기를 볼 수 있음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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