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정의선 부회장 모비스 지분 확보가 관건"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4.06.19 06:05

[기업 지배구조 재편 어디로]<2편>현대차그룹

편집자주 | 삼성그룹이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면서 다른 그룹의 개편 방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당수 그룹이 2세대에서 3세대로 경영권 이전을 눈앞에 두고 있어 지배구조 개편은 향후 증시 최대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작업은 투자자 입장에선 호재다. 최근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의 주가 움직임이 코스피지수를 상회하고 있는 것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자사주 매입과 배당확대 등 주주환원정책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삼성그룹을 시작으로 국내 주요 그룹들이 당면한 지배구조 현안을 살펴보고 예상되는 변화 방향을 짚어보는 기획을 시작한다.

이미지=김지영 디자이너
삼성그룹의 3세 경영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 활발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이제 재계 2위 현대차그룹에 쏠리고 있다. 순환출자 해소와 3세 정의선 부회장(44)에 대한 경영권 승계 움직임이 곧 나타날 거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그룹의 3세가 지주회사격인 에버랜드 지분을 보유한 것과 달리 현재 현대차그룹의 후계자 정 부회장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지분율이 0%다. 따라서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향후 정 부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기아차->현대모비스, 순환출자 고리 해소가 '핵심'=현대차 그룹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가 이뤄져 있다. 현대차가 33.9% 지분으로 기아차를 지배하고 있으며 기아차는 16.9%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보유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20.8%의 지분으로 현대차를 지배한다.

그룹의 최대 계열사 현대차를 지배하는 현대모비스가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따라서 현대모비스의 기아차 지분(16.9%)을 정의선 부회장이 인수하면 현대차와 현대차를 통해 기아차까지 지배할 수 있고 동시에 순환출자 고리도 끊게 된다.

하지만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직접 매수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현금이 필요한 것이 문제다. 정 부회장이 대주주인 현대글로비스의 지분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글로비스의 시가총액은 모비스에 못 미친다. 16일 종가 기준 정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가치는 약 3조1800억원이고 기아차의 현대모비스 지분가치는 4조8200억원에 이른다.

현재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엠코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각각 31.9%, 25.1%씩 보유하고 있다. 그룹의 핵심 회사인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중에서는 기아차 1.74%와 현대차 6445주(0.1% 미만)만 보유 중이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 5.2%, 현대모비스 7.0%, 현대엠코 10.0%, 현대글로비스 18.1%, 현대하이스코 10.0%, 현대제철 12.5% 등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는 현대글로비스 지분 4.9%를 보유 중이며, 현대글로비스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현대엠코 지분을 각각 25.0%, 20.0%, 20.0%씩 나눠 갖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 이전에 정의선 부회장이 대주주인 현대글로비스의 활용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후 이를 활용한 지배구조 변환과 정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 18.5%는 현대엠코 지분 매각 등으로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 잔존/이미지=김지영 디자이너
◇현대모비스 분할 뒤 글로비스와 합병, 지주사 체제로=현대모비스의 지분 직접 매입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지주사 전환으로 3세 경영권 승계와 순환출자 해소를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즉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 지주사를 세우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현대모비스를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분할한 뒤, 투자부문이 현대차 지분을 소유한다. 기아차는 현대모비스의 투자부문 지분을 정몽구 회장이 소유한 현대제철 지분 12.5%와 맞교환한다. 그러면 정몽구 회장의 현대모비스 투자부문 지분율은 23.8%로 높아지고 기아차는 현대제철 33.8%를 보유하게 된다.

다음으로 현대글로비스와 분할한 현대모비스 투자부문을 단순 합병하면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율이 약 18.5%, 정몽구 회장의 예상 지분율은 9.2%가 된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 투자부문과 현대글로비스를 합병한 지주회사의 오너일가 지배력은 약 30%에 달하게 된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박근혜 정부가 기존 순환출자를 허용키로 했기에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해소 문제는 당면 사안은 아니다"며 "향후 몇 년간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를 높이며 천천히 경영권 승계 준비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현대차그룹

국내 자동차 시장을 90% 이상 점유한 현대차그룹은 자동차(현대차, 기아차)와 자동차부품(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다이모스 등), 철강(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등)을 중심으로 금융(현대카드, 현대캐피탈 등), 건설(현대건설) 등 6개 사업부로 구성된 기업집단이다. 철강-자동차부품-완성차-할부·신용판매-물류운송에 이르는 자동차 관련 수직계열화가 완성돼 있다.

베스트 클릭

  1. 1 태국 보트 침몰 순간 "내리세요" 외친 한국인 알고보니…
  2. 2 경매나온 홍록기 아파트, 낙찰돼도 '0원' 남아…매매가 19억
  3. 3 "아이고 아버지! 이쑤시개 쓰면 안돼요"…치과의사의 경고
  4. 4 민희진 "뉴진스, 7년 후 아티스트 되거나 시집 가거나…"
  5. 5 '수상한 안산 주점' 급습하니 PC 14대…우즈벡 여성 주인 정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