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서비스 협력사 연봉 '4000만원 vs 2200만원' 진실은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 2014.06.17 14:16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노사분쟁 해법은 없나?(상)]협력사 임금 무엇이 문제인가

편집자주 |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노조원 수백명이 서울 서초동 강남역 인근 삼성타운으로 상경해 노숙투쟁에 들어간지 오는 18일로 한달을 맞는다. 노숙 투쟁 전 협력사 노조 조합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불행한 일이 벌어진 것은 그 사정이야 어떻든 있어서는 안될 일이며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또 한달간 길 위에서 잠을 자는 이들의 고통이나 이를 지켜보는 이들도 편치 않은 마음이다. 머니투데이는 해결책이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노조 집행부와 노조원들, 그리고 삼성전자서비스 및 협력사 대표 등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어느 쪽의 주장이 옳은지, 객관적 사실을 기초로 한 판단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다.

금속노조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동조합원들이 삼성전자 서초사옥이 위치한 강남역 인근에서 지난달 30일 가두행진을 벌이고 있다./사진=오동희 기자

지난 한 달간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노사 간의 핵심 쟁점은 생활임금 보장, 노조인정, 폐업 대리점의 고용승계 및 보장 등 3가지였지만 핵심은 '분배정의'의 문제다.

노조의 주장대로라면 먹고 살기 힘들 정도로 열악한 임금 수준이니, 노조를 만들어서 제대로 일한 대가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달라는 게 투쟁의 목적이다.

머니투데이는 지난 한 달간 파업현장의 노조 구성원과 삼성전자서비스 및 협력사 취재를 통해 '분배정의'의 핵심인 실제 임금에 대해 집중적으로 취재했다.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사에 지급한 임금성 항목의 도급계약금액과 협력사가 각 서비스센터 직원들에게 지급한 임금에는 큰 차이가 나타났다.

평균 연봉 2200만원을 받아왔다는 노조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또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사에게 연봉 4000만원 수준을 지급할 수 있는 도급계약을 했다면, 삼성전자서비스에서는 제대로 줬는데, 협력사 직원들은 덜 받았다는 얘기로 수렴된다.

협력사 전체는 아니지만 일부에서는 협력사 사장들이 직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 주장 연봉 4000만원 vs 노조 2200만원=홍명교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교육선전위원은 "이렇게 노숙 투쟁할 정도로 힘든 임금수준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조합원 평균 연봉이 2200만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1000여명의 조합원의 근로소득원천징수부를 근거로 평균을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니투데이는 이 같은 주장의 근거를 확인하기 위해 홍 위원에게 AS 기사의 '평균 연봉 2200만원에 대한 근거자료'를 요청해 당초 받기로 했으나, 2주간의 취재기간 동안 수차례 통화한 결과 노조 집행부 내 논의를 그쳐 공개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이를 제공받지 못해 '평균 연봉 2200만원'에 대한 사실관계는 확인하지 못했다.

AS 기사의 평균 임금에 대해 박상범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되돌아온 답변은 "평균 연봉이 4000만원 정도는 될 것"이라는 답변이었다. 구체적 근거도 제시했다.

박 대표는 "우리가 임금을 직접 책정하지 않고, 협력사 사장들이 임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각 개인의 구체적 월급명세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협력사와 도급 계약을 체결할 때 하루 평균 5.9건의 서비스를 처리하는 것을 기준으로 이것저것 떼고라도 평균 연봉이 4000만원은 넘는다"라고 했다.


◇노조 측 "협력사 사장들이 임금 녹여먹는다?"=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서비스대행수수료로 총 6274억원을 지급받았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서비스의 제비용을 제외하고, 협력사들에게 지급한 서비스수수료는 3883억원이다.

3883억원 가운데 AS 기사들의 임금 등 항목으로 구분된 직접비가 60%(노조주장)~70%(삼성전자서비스 주장)다.

70%로 할 경우 협력사 AS기사 6500명(내근직 3000명, 외근직 3500명)의 몫으로 지난해 삼성전자서비스가 전국 107개 협력사 180여개센터에 지급한 돈은 2718억원으로 AS 기사 1인당 평균 4181만원이었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고 있는 사회진보연대 부설 노동자운동연구소 한지원 연구실장은 "직접비와 간접비의 비율은 60% vs 40%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비 비중이 60%라고 낮춰잡더라도 지난해 AS 기사 연봉 항목으로 지급된 1인당 평균 임금은 3580만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이 또한 당초 노조가 주장했던 2200만원과는 격차가 크다.

이에 대해 노조 측 한지원 연구실장은 "과거 30개 정도로 세분화돼 있던 임금항목을 하나로 묶어 통합수수료(GMS 수수료)로 가다보니 협력사 사장들이 '녹여먹는 부분(중간에서 임금을 착복한다는 표현)'이 늘어난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한 실장은 또 "평균 3500만~4000만원이라고 계산이 나오더라도 내근기사(휴대폰 수리)와 외근 기사의 임금 격차가 크고, 수도권과 지방의 AS 기사의 임금 차이도 있어서 평균적으로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금속노조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동조합원들이 삼성전자 서초사옥이 위치한 강남역 인근에서 지난달 30일 가두행진을 벌이고 있다./사진=오동희 기자

◇삼성전자서비스 도급단가 지난해 30% 인상 vs 노조 인상 효과 없다=삼성전자서비스 평택지회에서 20여년간 근무했다는 한 조합원은 "2008년에 연봉 3500만~4000만원이었는데, 지금도 같은 수준이다"며 "연간 기름값과 차량유지비 500만~800만원 정도를 빼면 임금이 낮은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서비스 측은 5.9건을 하루에 처리한다는 것을 전제로 도급 계약시 2012년 월급이 310만원, 2013년 340만원, 2014년 44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해말 도급 계약시 올해 30%를 인상해 올해 평균(1일 5.9건)적으로 일할 경우 지난해 4100만원보다 30% 오른 연봉 5200만원(리스비 등 포함) 정도라는 것.

박상범 대표는 "여름 성수기에 하루 10건 내외로 하고, 비성수기로 일이 없을 때는 3~4건을 해 평균 5.9건을 하면 차량 리스비 등을 제외하고도 연봉 4500만원 정도를 받아갈 수 있도록 도급계약을 협력업체들과 맺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실장은 "삼성전자서비스가 어떻게 지급하는지는 모르지만, 현장에서는 안되는 것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 하도급 우려 때문에 삼성전자서비스가 직접 나서지 못한다면 양자가 합의해 수수료 체계를 점검할 때는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테니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사장,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만나서 수수료 체계를 한번 파헤쳐보자"고 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서비스 측은 직접 고용 당사자가 아니어서 협력사 사장들의 경영활동에 직접 관여할 수 없는 입장이라면서도, 협력사 사장들 중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법이 허용한 한도 내에서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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