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성 교수 "CSV는 프로젝트가 아닌 프로세스다"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 2014.06.18 06:40

[창간기획-자본주의 5.0..공유가치창출(CSV)-인터뷰] 1회 ②조동성 서울대 명예 교수

지난 10일 서울대 경영대학원 내 LG경영관 612호 연구실에서 만난 조동성 서울대 명예교수는 자본주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인간중심 자본주의(자본주의 5.0)'의 키워드로 공유가치창출(CSV)을 설명했다./사진=최부석 기자.
"공유가치창출(CSV)은 프로덕트(제품)나 프로젝트(사업기회)가 아닌 프로세스다."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산업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는 최근 자본주의의 새 대안으로 주목받는 '인간중심 자본주의(자본주의 5.0)'의 핵심 키워드인 CSV의 정의를 이렇게 내렸다.

지난 10일 서울대 경영대학원 LG경영관 612호 연구실에서 만난 조 명예교수는 CSV의 개념을 정립한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와는 달리 기업과 사회의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특정 프로젝트의 실행이 CSV의 본질이 아니라고 말한다.

기업의 이윤추구를 실현하면서도 사회공동의 선(善)인 고용창출과 환경보호, 문화 창달 등을 하는 기업 활동을 계획수립부터 제대로 평가하는 '프로세스'가 CSV라고 말했다. 다음은 조 명예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CSV의 정의는 무엇인가.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이라고 처음 부른 사람은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이지만, 우리나라에선 그보다 훨씬 전부터 CSV 활동을 해온 기업이 있다.

1933년 유한양행이 개발한 진통소염제인 ‘안티푸라민’이 대표적인 CSV 활동 제품이다. 싸게 만들어서 고객들에게 저렴하게 팔고 남는 이익은 사회에 환원했던 것이 아직까지 창업자인 유일한 박사의 이름을 남게 했다. 이런 경제활동을 평가하는 것이 CSV의 출발점이자 CSV의 본질이다.

▷CSV는 어떤 체제를 구축하는 것인가.

-CSV는 아이러니하게도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볼 수 있다. 중국엔 모든 조직에 총경리(대표 이사) 외에도 공산당 당서기를 두는데, 총경리는 기업의 이윤을 책임지고 당서기는 사회적 공유가치를 실현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시장경제의 총아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에서 공유가치창출의 시스템이 더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은 특이하다. 세계 경제의 흐름이 미국 중심에서 중국의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을 볼 수도 있다.

▷CSV가 모범사례를 꼽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잘한 프로젝트나 제품을 이야기하라고 하지만 CSV는 기업들이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결과보다 과정으로 평가하는 프로세스다.

일자리 창출 성과가 없더라도 의도가 명확하면 그 기업은 CSV 활동을 하고 있다고 본다. 만족했느냐, 불만족이냐의 가치기준이 아니다. 회사에 단기적으로는 손해라도 장기적으로 이익이라면 이를 고려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경영자가 CSV를 제대로 실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CSV를 확산시키기 위한 계획은.
-한국도 산업정책연구원에서 지난해 12월 CSV 선도기업을 발굴하는 ‘포터상’을 제정했다. CSV 주창자인 마이클 포터 교수에게 얘기해서 그의 이름으로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상을 주는 방식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 가장 잘한 1등에게 상을 주는 올림픽 유형과 영화라는 하나의 장르라도 각 분야마다 각본, 조명, 감독 등 다양한 분야에 시상하는 아카데미 유형이다. 올림픽은 결과에 방점을 찍지만, 아카데미는 과정도 존중한다. CSV는 아카데미 유형이다. 사업의 시작부터 끝까지의 프로세스를 평가하는 게 CSV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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