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이라크 내전 임박'에 하락…항공·건설↓·정유↑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4.06.13 09:57

이라크 내전 우려에 WTI 2% 급등...9개월래 최고치

이라크의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가 이라크 서북부를 장악하고 수도 바그다드를 향해 진격하고 있다는 소식에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장 초반 약보합으로 출발했지만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줄줄이 하락하며 낙폭을 키우는 흐름이다.

13일 오전 9시43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6.66포인트(0.83%) 하락한 1994.99를 나타내고 있다. 이라크 내전 우려에 하루 만에 2000선을 내줬다. 5월13일부터 21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한 외국인은 409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장 초반 외국인의 코스피200 선물 매도 규모는 3282계약에 달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이라크의 급진 무장단체 중 하나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이날 바그다드 북쪽 90Km까지 진격했다고 전했다. 현재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를 향해 진격 중이며 내전 발발이 임박했다고 일부 외신은 보도했다.

이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미국이 군사적 접근을 포함한 이라크 정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음을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보도했다.

국제 유가는 하루 만에 급등했다. 어제 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7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13달러(2%) 오른 배럴당 106.53달러에 체결됐다. 이는 지난해 9월18일 이후 약 9개월만에 최고치였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7월 인도분도 2.8% 상승 마감했다.

현재 반군은 바그다드를 향해 진격 중인데 바그다드가 점령된다면 이후에는 남부로 향하게 된다. 남부는 현재 이라크 산유량의 70%를 담당하고 있다.

국제 유가 급등에 신저가 행진을 거듭하던 정유주는 오랜만에 화색이 돌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은 전일대비 2.49% 오른 10만3000원에 거래 중이다. S-oil도 2.52% 오르며 강세다.

반면 항공주는 유가 급등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이 1.87% 하락 중이며 아시아나항공은 약보합세다. 제주항공의 모회사인 AK홀딩스도 0.99%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정인기 트러스톤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어제 미국 경제지표 부진에 이라크 사태 영향이 투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며 지수가 하락하고 있다"며 "항공주의 경우 유가가 이익을 결정하는데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일 미국 시장에서도 S&P항공섹터가 5% 하락하는 등 항공주는 유가 급등의 포화를 맞았다.

이라크 반군의 바그다드 진격으로 관련 현지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이슬람 무장조직인 이라크 ISIL은 이라크 정부 통치의 약 30%를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에는 한화건설이 비스마야지역에 80억 달러 규모 신도시를 건설 중이다. 또 카르발라 지역에는 GS건설, 현대건설, SK건설이 참여하는 60억 달러 규모 정유공장이 건설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라크 남동부 바스라주의 가스·오일 분리 플랜트(DGS) 공사 5억4580만달러에 수주한 상황이다.

이라크 사태에 투심에 영향을 미쳐 코스피 시장에서 한화는 3.78% 하락 중이다. 대우건설GS건설도 각각 2.48%, 0.93% 약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도 1.86% 내리고 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이라크 사태가 확산될 경우에 대비해 코스피 업종별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며 "1991년 걸프전쟁으로 중동의 재정적 정치적 상황이 돌변하자 이들 국가들은 한국 건설업체에 지급불이행을 선언한 적이 있어 이번 혼란을 주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전력도 유가 상승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가 오를 경우 전기 생산 원재료비가 상승해서다.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한국전력은 2.32% 하락한 3만7950원에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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