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대 시인의 특별한 문인화] - 1만 년의 사랑

머니투데이 김주대 시인, 문인화가 | 2014.06.13 08:00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 석주를 이룬다. 종유석과 석순이 1m 자라는 데 1만 년 정도 걸린다. 참으로 긴 세월이다. 그러나 천정의 종유석과 바닥의 석순은 서로를 향해 끊임없이 다가간다. 만남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좌고우면 하지 않는다. 오로지 상대의 중심을 향해 일구월심 가는 것이다.

종유석은 눈물로 뼈를 만들어 석순을 향해 가고, 석순은 종유석의 눈물을 안고 종유석을 향해 긴 긴 시간의 계단을 올라간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도 어쩌면 종유석과 석순처럼 느린 속도로 다가갈수록 더 단단한 사랑의 기둥을 이루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보면 당장 함께 살지 못한다고 슬퍼할 일은 아니다. 말할 수 없이 느린 속도로 다가가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사랑을 이루는 일, 그것이 자연이고 사람의 사랑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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