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저축銀 업계, 일본 대공습 본격화…대부업도 포기했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14.06.03 05:30

J트러스트, 3개 대부업체 자산 모두 친애저축銀에 넘기고 본격 시장 공략…금융당국 "경쟁 촉진, 바람직"

일본계 금융그룹 J트러스트가 친애저축은행에 이어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까지 인수하면서 국내 제도권 서민금융시장 영업을 본격화한다.

저축은행 구조조정 이후 토종 업체들이 위축된 가운데 일본계 자본의 활발한 진출로 경쟁이 한층 격화될 예정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친애저축은행의 실질적 대주주인 J트러스트는 국내에서 영업 중인 3개 대부업체의 자산을 모두 친애저축은행으로 넘길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금융당국으로부터 SC저축은행 인수를 승인받기 위한 조건이다.

이에 따라 J트러스트는 국내 대부업체 영업을 포기하고 저축은행 중심으로 영업 전략을 전면 재편한다. 친애저축은행은 현재 약 5400억원의 여신을 보유 중이다. 여기에 계열 대부업체인 네오라인크레디트대부(대부잔액 290억원), KJI대부금융(2500억원), 하이캐피탈대부(1570억원) 등의 대부잔액을 더하면 약 1조원에 가까운 여신액을 갖추게 된다. 단순계산으로도 기존 저축은행의 여신규모가 2배 늘어나는 셈이다.

또 인수하게 될 SC저축은행의 총여신은 3월 말 기준 3490억원이다. 계열 저축은행들을 통해 J트러스트가 국내 저축은행 업계에 주요 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미 진출한 일본계 저축은행으로는 SBI(옛 현대스위스저축은행), OSB(옛 오릭스저축은행) 등이 영업 중이다.


일본계 자본은 '소액신용대출'에 강하다. 실제 일찌감치 진출한 국내 대부업계에서 일본계 자본은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2013년 6월 말 기준 일본계 대부업체들의 대부잔액은 4조4000억원인데 이중 신용대출 비중이 98.1%로 대부분을 신용대출로 운용하고 있다. 일본계 대부업체가 2012년7월부터 2013년6월까지 거둔 당기순이익은 2965억원, 국내 업체의 순이익보다 9배 많은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개인 신용대출을 관리하는 기법이 뛰어나 경쟁력이 있다"며 "일본계 업체가 저축은행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신용대출을 늘려가기 시작하면 업계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대부업체에 비해 조달 금리를 대폭 낮출 수 있고 무엇보다 수신 기능을 갖춘 제도권 금융회사로서 평판이 비교가 안 된다"며 "일본계 자본이 대부업체를 포기하고서라도 저축은행 영업을 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일본계 자본의 활발한 진출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경쟁이 촉진되면 서민금융 공급 기능이 자연스레 확충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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