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풍경…터키 '파묵칼레'와 '카파도키아'

머니투데이 조용만 어반트래블 대표 | 2014.06.01 13:13

[딱TV]다녀온 사람들도 놓친 여행이야기…터키편 두 번째

편집자주 | 조용만의 딱거기 - 구름에 달 가듯 가는 나그네, 구름여행자.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관광 정보 대신 여행이 주는 여백의 미를 전해드립니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길게 뻗은 도로를 쌩쌩 달리던 버스가 어느 곳에선가 차량 속도를 줄이고 완만한 굽이를 돌며 멀리 만년설에 뒤덮인 산등성이를 보여준다. 순간 어리둥절해진 여행객들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댄다. 바로 파묵칼레의 석회층이다.





터키어로 '면(綿, 파무크)의 성(城, 칼레)'이란 이름을 가진 이곳은 흰색의 종유석으로 뒤덮인 석회층과 그곳에서 분출되는 온천수가 태양 빛을 받아 연한 푸른 빛이 돌면서 전 세계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이곳은 터키에서도 손꼽히는 온천휴양지로 유명한 곳이다. 더불어 페르가몬 왕국과 로마 시대의 유적으로 유명한 히에라폴리스 아래에 자리 잡고 있어 역사적인 볼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파묵칼레 마을 중심에서부터 히에라폴리스까지는 도보로 이동할 수 있다. 남문 입구에서 출발해서 석회층부터 히에라폴리스 유적을 마지막으로 보는 코스도 있지만, 대개 북문 히에라폴리스 입구에서 유적을 감상하고 내려오면서 석회층을 둘러보는 경로가 일반적이다. 낮에는 태양 아래에서 빛나는 하얀 석회질과 푸른 물이 더욱 맑게 보이고, 저녁에는 붉은 노을빛을 뽐내는 환상적인 경관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석회층에 모여있는 여행객들을 멀리서 본다면 바지를 걷고 설산을 걷는 듯 보여 이채롭다. 석회층에 들어갈 때는 오염을 막기 위해 신발을 벗어야 하니 작은 수건이나 휴지, 신발을 담을 수 있는 비닐 봉투를 준비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따뜻한 온천수에 간단하게 족욕을 할 수도 있다. 겨울철에는 보온을 위한 소품들도 필요하다.



↑ 파묵칼레


파묵칼레의 온천수는 최근에 그 수량이 점점 줄어들면서 오전에는 물을 막아 놓았다가 오후에만 물을 흘려보내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도랑에 발만 담그는 데에 만족하고 온천을 즐기기 위해선 이 지역의 호텔을 이용하는 것이 낫다. 호텔들은 비교적 낡고 규모는 그리 크지는 않지만 대부분 깔끔하고 온천수를 이용한 수영장들이 있는 곳이 많다. 우리의 온천과는 다른 개념으로 남녀 공용이 대부분이니 수영복과 수영모는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 히에라폴리스



↑ 히에라폴리스



히에라폴리스 유적은 BC 190년 페르가몬의 왕 에우메네스 3세에 의해 세워진 고대 도시다. 도시의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텔레포스의 아내였던 히에라에서 유래했다. 로마 시대에는 로마 제국의 고위 관료들을 위한 여름 휴양지였고 비잔틴 시대까지 오랫동안에 걸쳐 번성했으나 셀주크 왕조에 의해 멸망했다. 현재는 원형극장, 네크로폴리스, 목욕탕, 마르티리움* 등 여러 유적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특히 이곳에 있는 히에라폴리스 박물관은 2세기에 만들어진 로마 시대의 목욕탕 일부를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로마 시대 건축물의 특징과 각종 유적이 전시된 곳으로 이곳 방문에 빼놓지 말아야 할 코스다.

*마르티리움(Martyrium) : 그리스도교의 수난에 관련된 자료나 순교자의 유물을 소장하는 기념당 (미술대사전(용어편), 1998, 한국사전연구사)


↑ 원형극장



↑ 목욕탕


파묵칼레에서 동쪽으로 카파도키아까지는 차량으로 10~11시간 정도 걸린다. 중간에 콘야라는 도시에 들려서 이슬람교의 한 종파인 메비레비의 종교의식 '세마' 댄스를 볼 수 있다. 실크로드 상인들의 휴식지인 캬라반을 관광하면서 하루를 머물거나, 체력이 좋다면 아침부터 출발해서 바로 카파도키아까지 쉼 없이 이동해도 된다.

한편 파묵칼레에서 안탈리아는 4시간 정도 거리다. 카파도키아에서 안탈리아까지는 8~9시간 정도이니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더라도 안탈리아를 중간지점으로써 휴식을 취하면서 이동하는 것이 좋다.

카파도키아는 도시 이름이 아니고 터키의 중동부지역을 일컫는 말이다. 광활한 아나톨리아 지역을 지칭하던 아름다운 고장이라는 의미의 카파투카에서 기원했다. 오랜 세월 기독교인들의 은신처였고, 예배를 드리기 위한 수도원과 지하도시로도 유명한 이 지역은 기독교의 성지라는 의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것 외에도 독특한 바위들과 계곡, 트레킹과 열기구 등 다양한 관광요소가 이곳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 괴뢰메 협곡


카파도키아에서 괴레메 여행의 시작점이 되는 괴레메 야외박물관(Open Air Museum)은 4세기부터 이 지역의 독특한 기암괴석을 파내 만들어진 교회와 수도원이 모여있는 곳이다. 말 그대로 열려 있는 박물관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곳에서는 박해를 피해온 수도사들이 살던 집과 30여 개가 넘는 교회들을 볼 수 있다. 교회마다 비잔틴의 영향을 받은 벽화를 볼 수 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훼손되었지만, 동굴에 빛이 들어가지 않는 곳은 보존 상태가 좋은 벽화도 남아있다.



카파도키아는 매우 넓은 지역으로 볼거리가 몰려있는 괴레메에 숙소를 잡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유여행을 하기에 비교적 쉬운 괴레메와 우치사르는 대부분 도보로 돌아보면 좋다. 지하 도시인 카이마크르와 데린쿠유, 으흐라라 계곡, 로즈밸리 등 교통편이 안 좋은 지역은 현지 여행사에서 진행하는 투어를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물론 영어는 기본이다. 카이마크르와 데린쿠유의 지하도시는 기원전 400년경의 기록에도 남았을 정도로 방대한 규모를 보여준다. 역사와 자연,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내 오묘함으로 신비감마저 불러일으킨다.


↑ 카이마크르 지하도시 입구



↑ 카이마크르 지하도시 내부
↑ ⓒ Nevit Dilmen (CC-BY-SA-3.0)


우치사르는 괴뢰메 협곡으로부터 돌무쉬(미니버스)를 이용해서 1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평화롭고 조용한 시골 마을이다. 중앙에 있는 우치사르 성이 그중에 규모가 제일 크며 주변으로 그보다 작은 여러 바위에 석굴이 존재한다. 옛날에 로마의 박해를 피해 이곳까지 와서 큰 바위산을 뚫고 들어가 교회와 납골당과 성채 등의 생활환경을 만들어낸 기독교인들의 정성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또한, 우치사르마을 에서 도로를 사이에 두고 기암괴석이 펼쳐진 낮은 언덕에는 동물원을 연상하게 하는 다양한 형태의 바위들이 여행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 우츠히사르



↑ 낙타 바위



카파도키아 지역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단연 열기구 탑승이다. 이른 새벽 해가 뜨기 바로 전 열기구를 탑승해서 하늘에 올라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볼 수 있는 풍경이 장관이다. 괴뢰메 협곡과 파샤바 계곡을 비롯해 장엄한 자연을 내려다볼 수 있다.

다만 열기구 탑승 시 한가지 주의할 점은 안전 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하거나 출발 전 가입한 여행자 보험이 불의의 사고 시 적용이 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금액은 우리 돈으로 20~25만원 정도.



↑ 카파도키아 열기구



이와 함께 황량하고 건조한 카파도키아 지역에 지친다면 괴뢰메에서 남서쪽으로 위치한 으흐라라 계곡에서의 트레킹도 권장할만하다. 녹음이 우거지고 강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3.5km의 하이킹코스를 지나며 곳곳에 숨겨진 암굴 교회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멀리 이동이 어렵다면 괴레메 인근에 있는 붉은 사암으로 꽃송이처럼 겹겹의 바위가 장관인 로즈밸리도 걸어볼 만하다. 로즈밸리에서 볼 수 있는 해가 지기 전 석양에 물든 바위의 경치가 아주 일품이다. 계곡 트레킹은 오후가 되면 기온 차이가 심해지므로 따뜻한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 로즈밸리


카파도키아 지역에는 카파도키아의 지역적 특색을 지닌 호텔들이 많다. 기존에 석굴이 있던 바위를 다듬어 만든 호텔도 있다. 우리의 입에 아주 잘 맞는 항아리 케밥을 파는 동굴 레스토랑도 많이 있으니 반드시 맛을 봐야 한다. 각종 기념품도 이곳 카파도키아 지역이 다른 관광지에 비해 많이 저렴하니 기억해두면 좋다.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6월 1일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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