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었던 IT업계 수장이 돌아온 이유는?

머니투데이 홍재의 기자 | 2014.05.31 09:07

[겜엔스토리]<52>모바일 시대 맞아 전면에 나서는 1세대 수장들

편집자주 | 게임보다 재밌다. 게임보다 흥미진진하다. '대박'친 자랑부터 '쪽박'찬 에피소드까지. 달달한 사랑이야기부터 날카로운 정책비판까지. 소설보다 방대한 게임의 세계관, 영화보다 화려한 게임의 그래픽, 첨단과학을 선도해가는 게임의 인공지능. '게임 엔지니어 스토리(Gam.EN.Story 게임엔지니어스토리)'는 이 모든 것을 탄생시킨 그들의 '뒷담화'를 알려드립니다.

빌 게이츠 MS 의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김정주 넥슨 회장(왼쪽부터)
지난 2월 빌 게이츠 MS(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 의장이 기술고문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2008년 6월 공식 은퇴 후 자선 활동에 힘써 온 게이츠는 위기의 MS에 복귀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게이츠가 모바일 시대를 예측하지 못해 현재 MS의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있지만 그의 강력한 리더십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공존한다.

한국의 경우 12년간 공식석상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이해진 네이버 의장의 행보가 눈에 띈다. 지난해 이 의장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 3억명 돌파 간담회에 등장했다. 약 10년 만에 공식석상에 나선 것. 이 의장은 모바일을 통해 재도약하는 네이버에 힘을 실어줬다.

국내 게임업계에는 김정주 넥슨 회장이 대표적이다. 김 회장이 넥슨 대표로서 직접 넥슨을 진두지휘한 기간은 2005년뿐이다. 대부분의 기간을 전문경영진에 맡겨왔다. 특히 2006년 넥슨 지주회사인 NXC를 설립한 뒤에는 주로 M&A(인수합병)에 나서며 직접 경영에서는 한 발 물러서있었다.

지난해 말에는 노르웨이 유아 용품업체 '스토케'를 인수했으며 올해 초에는 미국의 스타트업 투자펀드인 콜라보레이티브 펀드에 참여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한동안 대중과 거리를 뒀던 김 회장은 넥슨 20주년을 맞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일본 넥슨 본사와 넥슨코리아의 수장을 새로 선임하며 2세대 경영 체제를 알렸다.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는 EA(일렉트로닉 아츠) 재직시절 김 회장과 연을 쌓았던 인물이며 박지원 넥슨코리아 대표는 2003년 넥슨 입사 후 일본에서 넥슨 일본 주식시장 상장에 기여한 인물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들의 수장 임명이 넥슨 창업을 함께한 창업멤버들을 잇는 2세대 경영체제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김 회장이 직접 능력을 검증했고, 믿고 맡길 수 있는 임원들로 경영을 강화했다는 분석이었다.


김 회장은 지난 27일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 2014'에서 2차례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키노트 발표자인 전길남 박사(카이스트 명예교수)를 소개하기 위해 깜짝 등장했고 이어 박 대표, 마호니 대표와 세션에 나서 대담을 나누기도 했다.

이들의 행보는 현재 IT업계의 기회, 위기의식과 시점이 맞닿아 있다. 위기에 빠진 MS, 글로벌 IT업체로 도약의 기회를 맞이한 네이버, 게임 시장의 성장 정체로 위기에 봉착한 넥슨의 환경이 이들을 다시금 앞으로 나서게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김 회장은 지난 27일 "넥슨이 10년간 마이너스 성장 없이 발전해 왔지만 실제로 그렇게 좋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일선복귀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자신의 역할이 있다며 분명히 선을 그었지만 최근 움직임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올해 열린 NDC 2014의 주제도 '체크포인트'였다. 박 대표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도전의 기록을 함께 나누고 우리가 뭘 준비해야하는지 토론하자는 의미에서 체크포인트로 테마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20년 동안 살아남기 위해 현재가 그만큼 중요한 시점이라는 뜻이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한발 뒤로 물러나있던 수장들이 돌아온 것은 IT업계가 또 다른 도전의 시대에 직면했다는 뜻이다"며 "모바일 플랫폼의 등장이 이들의 승부욕을 자극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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