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제대로 즐길 준비 되었는가'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 2014.05.29 05:21

[u클린2014]<6> 고도화된 스마트 선거 홍보 툴…新 앱·웹서비스 써보는 맛 "다르네"

편집자주 | 머니투데이가 '정보사회 新문화 만들기'의 하나로 [u클린] 캠페인을 펼친지 10년째를 맞았다. 인터넷에서 시작된 디지털문화는 이제 스마트기기로 옮겨가고 있다. 스마트폰이 필수 기기가 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게 되면서 디지털 공간에서 시공을 초훨한 정보 접근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스마트시대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사이버 왕따', 악성댓글이나 유언비어에 따른 명예훼손, 사생활 침해, 보안위협, 스마트폰과 모바일 게임 과다 사용으로 인한 중독 논란의 문제는 매년 심각해지고 있다. 장애인이나 노년층 등 소외 계층의 정보접근 능력이 떨어지면서 정보격차도 커지고 있다. 올해 10회째를 맞은 [u클린] 캠페인은 스마트 시대로의 변화에 맞춰 함께 스마트폰 윤리의식과 기초질서를 정립하는데 역점을 두고, 모두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디지털 문화를 제시할 계획이다. 기획기사를 통해 본격적인 스마트시대 도래에 따른 새로운 부작용과 대응방안을 집중 조명하고 긍정적인 면을 더욱 키울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특히 올해에는 ICT올림픽이라고 불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전권회의'가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다. 우리나라가 ITU 이사국이 된지 25년만에 처음 유치한 행사다. 머니투데이는 미래창조과학부와 더불어 청소년 문화마당을 부산에서 개최함으로써 ITU 전권회의에 대한 청소년을 비롯한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국내에 온 외국인들에게 디지털 문화 한류 전파에도 힘쓸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글짓기·포스터 공모전을 개최, 청소년이 함께 '똑똑한 창조 디지털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정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사진 위에서 아래로)굿캠프, 대한민국 정치의 모든 것, 공약 블라인드 테스트


27일 오후 부천 현대백화점에 인접한 교차로. 이곳은 가장 치열한 유세 현장으로 꼽힌다. 대형포스터를 단 차량과 확성기 등을 동원한 거리 유세. 이에 더해 유채색 복장의 자원봉사자들이 유행가를 리메이크한 선거송에 맞춰 요란한 율동으로 시끌벅적한 선거 홍보를 하지만, 정작 지나가는 행인들 얼굴은 대체적으로 심드렁하다. 후보자들이 명함을 건내며, 인사를 나누는 것도 시간 낭비라는 표정이다. 선거에 무관심한 유권자들의 이 같은 어색한 풍경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이전과 다르다. 열띤 선거전 주무대가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손바닥 선거전(戰)'으로 옮겨간 탓이다. 한국인 70% 이상이 스마트폰을 쓰면서 이제껏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지고 있는 것. 선거 애플리케이션과 새로운 웹서비스는 평소 출·퇴근길 등 자투리 시간이 날 때 버튼 몇 번으로 내가 지지할 후보를 객관적으로 검증·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선거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선거전도 공세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자칫 정치색이 물든 소셜사회가 황폐화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ICT(정보통신기술)가 선거 신(新)문화 만들기에 조력자 역할을 함과 동시에 선진화된 선거문화를 앞당기는 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물론 사실 검증을 위한 '팩트 체커'(Fact Checker)의 필요성은 대 전제다. ICT 기술로 달라진 선거전 백태와 부작용, 이에 대한 대책 등을 살펴봤다.

박원순 시장의 선거용 앱
◇달라진 선거 앱·웹서비스 써볼까

6·4 지방선거는 여느 때와 달리 더욱 고도화된 모바일 선거 앱과 인터넷 서비스를 써보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단순히 후보자의 프로필이나 공약, 사진을 보여주는 수준에 그치던 지난 대선 때 앱과는 차원이 다르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박원순 시장의 앱은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유세를 위해 개발해 혁혁한 성과를 거뒀던 아이폰용 앱 '오바마(Obama)2012'를 벤치마크했다.

오바마 2012는 증강현실(AR) 기술을 통해 5달러 지폐를 인식하면 본인의 동영상이 나오는 방식으로 유권자 관심을 이끌었다. 박 시장 앱도 1000원 지폐를 인식하면 공약과 프로필, 선거 홍보 영상 등이 홀로그램으로 재생된다.

모바일 선거 사무실이라고 불리는 '굿캠프'는 유권자·후보자용 2가지로 나뉜다. 후보자가 '굿캠프' 앱에 자신을 등록하면 앱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선거 운동을 펼칠 수 있어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근접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모바일에 맞게 각 후보들의 프로필 및 공약, 관련 정보 등을 각종 SNS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쉽게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특징 중 하나다.

스타트업 레이니스트는 페이스북용 '공약 블라인드 테스트'란 이색 서비스를 런칭했다. 이는 이용자의 지역구와 참여할 선거종류를 선택하면 5대 공약을 후보자에 대한 정보 없이 보여준다. 여기서 이용자가 가장 공감이 가는 공약을 선택하면, 그 후보자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방식의 블라인드 테스트이다.

윤주희 이화여대 대학원생과 주은광 미 버클리대 대학원생이 머리를 맞대 개발한 정치 오픈 플랫폼 '대한민국 정치의 모든 것'도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널리 알려졌다. 이는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정부 공식 사이트에서 입법 데이터를 수집해 유저에게 맞춤형 정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하지만 이 같은 선거 홍보 앱·웹서비스 열풍에 찬물을 끼얹는 얌체업자들도 극성을 부려 이용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대부분 업체가 '5일이내 신속제작', '99만원 저렴한 가격' 등 눈에 확 들어오는 판촉문구를 통해 선거용 앱을 박리다매 형태로 판매한다.

SK플래닛 관계자는 "대부분 워드프레스(WordPress)를 이용해 기업체 홈페이지 등을 단기에 만드는 업체들이 이런 제작업무를 진행한다"며 "단순히 후보자 프로필이나 사진, 일정 등을 게재한 수준의 앱은 주목 받지도 못할뿐더러 선거가 종료되면 썩히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남경필 후보 블로그

◇SNS 표심잡기 공방 볼만…팩트 체커 필요성 대두


6·4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경기지사 선거에서 초박빙 경합을 벌이고 있는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김진표 새정치연합 후보의 SNS 표심잡기는 이번 선거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왜 일까?

우선 남 후보는 철저한 준비 아래 SNS 및 온라인 홍보 전문가 20여명으로 구성된 '디지털팀'을 발족했다. 이 팀은 홈페이지와 모바일 홈페이지,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밴드 등 각 채널별 성향을 분석한 후 특화된 기획 콘텐츠를 운영한다. 특히 '공감형 패러디' 등 다양한 기법을 동원한다.

남 후보가 캠프 실무진과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 실시간으로 선거전략을 논의하는 것도 새 시도로 눈길을 끌고 있다. 실무진이 의견을 제시하고 실행가능성, 반응 등의 검토과정을 거쳐 남 후보의 현장노트에 쓰이는 데 걸리는 시간은 하루가 채 걸리지 않는다.
김진표 앱

김 후보는 홈페이지와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하나로 묶어주는 '김진표 앱'을 출시했다. 이는 김 의원의 활동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방송 시스템으로 개발됐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진표 TV’를 메뉴에 포함해 김 후보의 선거운동 모습 뿐 아니라 측근들만 볼 수 있는 소소한 습관, 평소 모습 등을 담아 매일 방영한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인터넷상에서 잘 못 알려지거나 음해성 글들에 제때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과 SNS 운영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전의 비방전 무대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SNS로 좁혀진다. 서울시장 정몽준 후보가 박원순 후보의 부인 잠적설을 언급하자 SNS에서 급속하게 퍼져나간 사례도 이중 하나다.

SNS 전문가인 이중대 웨버샌드윅 한국지사 부사장은 "올바른 SNS 선거 문화 정착을 위해선 '팩트 체크'(Fact Check·사실검증)를 전문적으로 하는 장치나 기관이 필요할 것"이라며 "2012년 미국 대선 기간에 수많은 팩트 체커(checker)가 맹활약하는 하나의 무브먼트(movement·운동)가 이뤄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 말대로 해외에선 이미 팩트체킹 시스템을 운영중이다. 미국의 3대 팩트체커인 '폴리티팩트닷컴'(Politifact.com), '더팩트체커'(The Fact Checker), '팩트체커오알지'(Factcheck.org)가 대표적이다.

예컨대 탬파베이타임스 워싱턴지국의 폴리티팩트닷컴은 언론사 내부 독립기구 형태로 운영된다. 4명의 기자가 하루 2건 가량의 사실검증 결과를 '진실-대부분 진실-절반의 사실-대부분 허위-허위-새빨간 거짓말' 등 6단계로 게재한다.

당선을 위해선 사실여부가 불명확한 상대 진영 후보자를 험담해도 된다고 믿는 이들에게 팩트 체커는 끈질긴 채권자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장치가 있다. 'SNS 바른 소리와 사람들'이라는 단체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매일 모니터링을 통해 트위터 리트윗 상위 순위에 오른 메시지를 수집하고, 내용의 진위 여부를 판정한 후 그 결과를 트위터와 홈페이지에 게시한다.

오바마를 미국 대통령에 당선시킨 선거책략 전문가이자 IT미래학자인 니코 멜레 미국 하바드대 교수는 23일 연세대 강연에서 "선거 때 SNS는 어떤 힘보다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에 신중하고 정확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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