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련업계 따르면 지난 22일 바이오기업 카엘젬백스는 삼성제약을 15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삼성제약은 1929년 설립된 80여년 전통의 제약사다. 지난해 매출 469억원을 올렸지만 정부의 약가 인하 여파로 영업손실 114억원을 올리며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을 카엘젬백스가 사들였다.
카엘젬백스는 항암백신 후보물질 'GV1001'을 개발하고 있는데 지난해 9월에는 췌장암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등 국내에서 다양한 치료제의 영업망을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에는 역시 신생 바이오기업인 크리스탈지노믹스가 468억원을 투자해 화일약품을 인수했다. 지난해 크리스탈 매출은 48억원, 화일약품은 942억원으로 20배에 달하는 고래를 새우가 삼킨 꼴이다.
안상천 크리스탈지노믹스 부사장은 "크리스탈은 신약을 개발하고, 화일약품은 실제 의약품을 생산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인수였다"며 "해외에 기술 수출을 할 때도 생산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어서 바이오기업의 제약사 인수는 이제 더 봇물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탈은 관절염치료제 임상3상 시험을 마치고 현재 식약처에 허가승인을 제출한 상태다. 수퍼박테리아 항생제와 췌장암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지주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09년 한서제약을 150억원에 인수해 셀트리온제약으로 사명을 바꿨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셀트리온제약은 화학물 의약품 생산을 맡는 사업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인수 움직임을 바이오기업들의 연구가 상업화 단계에 접어들며 나타난 대변화로 보고 있다. 김현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바이오기업들이 신약 후보물질을 단순히 기술 수출하는 사업모델에서 벗어나 자체적으로 상업화까지 노리고 있다"며 "생산시설과 영업력을 갖춘 제약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5~10년 연구를 이어온 바이오기업은 연구 개발 능력에 대한 신뢰가 높아 외부에서 안정적인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며 "이 자금이 제약사 인수의 실탄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정부의 일괄약가 인하로 전통적 개념의 제약사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도 바이오기업들의 제약사 인수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실적이 급락한 일부 제약사들이 속속 인수 매물로 나오고 있어 앞으로 바이오기업의 제약사 인수 사례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