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 추기경 개성공단 방문…남북관계 개선 신호탄 될까?(종합)

머니투데이 서동욱 박상빈 기자 | 2014.05.21 17:50

[the300]경색 국면 남북관계에 긍정적 분위기 조성 가능성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21일 오전 개성공단을 방문하기위해 서울 명동성당을 나서고 있다. 한국 천주교 최고위직 성직자인 염수정 추


염수정 추기경이 21일 개성공단을 방문, 경색 국면인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염 추기경의 방북이 꼬여있는 남북관계를 풀어줄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염 추기경은 이날 오전 8시30분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개성공단을 방문하고 오후 5시쯤 돌아왔다. 이번 방북에는 정 추기경과 서울대교구 사제 6명, 천주교계 언론 평화신문 기자 1명이 함께 했다.

사제단은 일정을 마친 뒤 "통일부와 북측 협조로 공단 방문이 성사됐다"면서 "염 추기경은 개성공단 내 신자공동체인 '로사리오'의 회원들과 개성공단 관계자들을 격려했다"고 전했다.


사제단은 특히 "남북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현지에서 남북 사이의 화해와 일치, 통일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남북 간의 화해와 협력이 조그만 것에서 시작돼 진심을 담아 추진돼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염 추기경은 개성공단을 찾아 우리 측 입주기업 근로자를 만나고, 개성공단 관계자들과 남북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미사 봉헌과 북측 인사를 만나는 별도 일정은 없었다.

염 추기경은 2012년 5월 천주교 서울대교구장겸 평양교구장 서리에 임명된 후 방북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염 추기경의 이번 방문은 오는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예정돼 있어 더욱 관심을 끌었다. 일각에선 교황의 방북 전 사전답사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천주교 측은 "교황방북의 사전답사 차원의 방북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통일부를 통해 전했다.


교황 방북에는 선이 그어졌지만 염 추기경의 방북 행보에 한반도 안팎으로 긍정적인 기대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종교적 접근이 국면 개선에 도움이 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염 추기경의 방북은 남북 정부 모두에 부담이 없는 방문으로 보인다"면서 "북측은 이번 방문을 통해 김정은의 리더십을 알리고 대외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길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염 추기경의 방문은 당국 간 접촉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종교와 문화를 통해 접촉의 폭을 넓힌다는 의미에서 장기적으로는 관계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2월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 조성된 남북 화해 분위기는 한미 군사훈련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무인기 발견 등의 사건이 잇따르면서 좀처럼 매듭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북측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위한 접촉이나 구제역 퇴치를 위한 우리 측 실무접촉 제의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고, 무인기 사건 이후에는 당국자간 설전이 이어지는 비난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국간 접촉으로는 관계개선의 돌파구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염 추기경 방북을 통해 남북이 자연스럽게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한 가톨릭은 꾸준히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기원해왔다"면서 "이번 방북은 당국간 대화가 부족했던 현실에서 평화와 화해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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